"이슬람 테러 막겠다" 獨, 반년간 3700㎞ 국경 걸어 잠근다
독일이 앞으로 6개월간 모든 국경을 통제하고 입국자를 검문하기로 했다. 끊임없이 유입되는 불법 이민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위협으로부터 독일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주변국들이 "독일이 거부한 난민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 등 유럽연합(EU) 내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조치란 우려가 나온다.
독일, 모든 국경서 입국자 검문
낸시 페저 독일 내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는 불법 이민을 막고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와 같은 심각한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유럽 공통의 망명 시스템으로 EU의 외부 국경을 강력하게 보호할 때까지 국경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페저 장관은 또 “지난해 10월 이후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이 3만명 넘게 거부당했다”며 “(임시 통제는) 불법 이주를 더욱 제한하고 이슬람 테러리즘과 심각한 범죄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은 2015년부터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임시 통제를 시행한 뒤 지난해 10월부터 폴란드, 체코, 스위스와의 국경까지 통제를 확대했다. 페저 장관은 주변국들이 이번 조치에 대해 동의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잇따른 흉기 테러…독일 국민 불안
지난달 23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졸링겐시에선 축제 행사장에서 시리아 출신 망명 신청자가 흉기를 휘둘러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자신이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 대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5월에는 반이슬람 운동가들을 공격하던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를 제압하던 독일 경찰 1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1972년 뮌헨 올림픽 테러 52주기인 지난 5일엔 보스니아계 오스트리아 국적의 18세 남성이 뮌헨의 이스라엘 영사관 등에서 총기를 난사하다 현장에서 사살되기도 했다.
이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출신 범죄자들을 추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요 야당인 기독민주연합(CDU)과 이민 억제 방안을 협의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이 튀링겐주 선거에서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1당에 올랐다”며 “(이번 발표는) 2주 뒤 선거를 앞둔 브란덴부르크주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도 이민 문제란 점을 집권 사민당이 고려한 것”이라고 전했다.
오스트리아 “난민 못받아”…EU 통합 시험대
하지만 솅겐 지역 회원국인 독일의 인접 국가 사이에선 이번 조치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게르하르트 카르너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독일 빌트에 “오스트리아도 여유가 없다”며 “독일에서 거부당한 개인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독일 내에서도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의 에릭 마르콰르트 EU 의원은 “독일 정부는 국경에서 사람들을 돌려보내기가 쉽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데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국경 통제 조치로 독일이 유럽과 솅겐 체제에 가할 피해가 크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0년 불행, 한 달만에 바뀐다" 주역 대가의 복 부르는 관상 | 중앙일보
- 결혼 열흘만에 가출한 베트남 아내, 노래방서 잡히자 한 말 | 중앙일보
- 쌈은 배추보다 깻잎이다, 당뇨 막을 최고의 식품 셋 | 중앙일보
- "사실은 중졸" 고백했던 인순이, 67세 '고졸' 따냈다…검정고시 합격 | 중앙일보
- 배우 사강, 남편 사별 후 근황…"슬퍼할 겨를 없이 가장됐다" | 중앙일보
- "탄 고기 암 걸려" 피하는 한국인…이 '1군 발암물질' 왜 사랑하나 | 중앙일보
- "수리비 2200억? 그냥 폭파하자"…미 22층 빌딩 순식간 와르르 | 중앙일보
- 이강인, 또 열애설…'두산가 5세' 어깨 감싸안고 파리 데이트 | 중앙일보
- 복지포인트만 연간 840만원…삼전·SK 뺨치는 이 회사 어디 | 중앙일보
- 2억 신차를 "7000만원에 샀다"…연두색 번호판 피하려 이런 꼼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