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국방장관 “우크라전 이후 女 자발적 군복무…매년 천명 이상”
"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핀란드에서 여성들의 자발적 복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현재 매년 여성 1000명~2000명이 자발적 군 복무를 한다." "
지난 9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한국-핀란드 혁신포럼 참석을 위해 방한한 안티 헤케넨(39) 핀란드 국방장관의 설명이다. 한국처럼 징병제를 채택한 핀란드는 18세 이상 남성은 의무적으로 약 1년간 군 복무를 한다. 반면 여성은 입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헤케넨 장관은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핀란드 여성의 자원입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국경 1340㎞를 맞댄 핀란드는 1939년 구소련에 침공당한 경험도 있기에 러시아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핀란드에 주는 교훈, 양국 방산협력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핀란드의 여성 징병제 논의에 관해 설명해달라.
A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민간 시설 등을 파괴한 사례를 보며, 핀란드에선 국민 전체가 '종합 안보 훈련(총기 사용, 생존 훈련 등)'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 일부는 냉전 이후 징병제를 철회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군사 위협에 대비하려면 예비군 인력이 많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에 여성 징병 논의도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 핀란드가 여성 징병제를 논의할 적기는 아니다. 대신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나 민간 사이버 전문가를 예비군(인구 550만명 중 예비군 90만명)으로서 훈련하는 게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Q : 핀란드는 지난해 나토에 가입했다. 통합 작업은.
A : "나토에 잘 통합됐다고 자평한다. 핀란드가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국방력을 갖춘 나라로 잘 대비해왔기 때문이다. 핀란드가 나토의 '안보 소비자'가 아닌 '안보 공급자'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도 있다. 이를 위해 올해 국방 예산은 65억 유로(약 9조6300억원)로 책정했는데, 2020년 이후 약 2배 늘어났다.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41%를 국방비로 책정해 나토 기준(GDP의 2%)을 만족했다.
Q : 우크라이나 전쟁이 핀란드, 한국에 주는 교훈은.
A : "우크라이나에서 잔혹한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를 북한과 중국이 지원한다. 중국·북한·러시아·이란 등 독재 국가들은 전쟁을 계기로 단결을 강화한다. 이런 독재국가는 악한 영향력을 약화하는 법이 없다. 이들이 단합할수록 민주국가이며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핀란드가 협력할 때다."
Q : 핀란드는 2017년 한국 K-9 자주포 48문을 구매했다.
A : "만족한다. (핀란드뿐 아니라) K-9을 구매한 'K-9 클럽국'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한국산 무기의 추가적인 도입은 밝힐 수 없지만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모든 방산제품을 평가하고 있다. 한국은 고품질 무기를 빠르게 개발하는 실력을 갖췄다. 현 상황에선 (무기 구매) 금액은 크게 중요치 않다. 적기에 도입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핀란드 등 유럽 국가가 한국을 주목하는 이유다."
Q : 최근 외국인(※사실상 러시아를 겨냥)의 핀란드 토지 구매 제한 정책을 발표했는데.
A : "군 및 국경 통제 시설, 해저 케이블 등 주위 토지를 사는 경우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핀란드에서 러시아인이 구매한 부동산을 추적해보니 구매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관련됐던 사례가 있었다.
Q :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가 핀란드 안보에도 영향을 줄까.
A : "핀란드는 미국 민주·공화당 모두와 긴밀히 대화하고 있다. 누가 당선되든 미국과의 협력관계는 굳건하다."
Q : 지난해 전임 국방 장관(안티 카이코넨)이 나토 가입 기간에 육아 휴직을 써서 화제였다.
A : "내게도 지난해 여름 둘째가 태어났는데, 육아 휴직을 쓸 의향이 있다. 법무장관 시절이던 5년 전, 첫째 때도 육아 휴직을 썼다. 핀란드 정책은 개인이 아닌 제도와 기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국가 정책에서 남녀평등에 높은 가치를 둔다. 남성 육아 휴직은 지극히 평범한 일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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