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파이 의심' 벨루가 총 맞고 죽었다?…경찰 "입에 막대기 꽂혀 있어"

발디미르 모습. 사진 마린 마인드 페이스북 캡처

'러시아 스파이'로 의심을 받았던 흰돌고래(벨루가) '발디미르'가 죽은 채로 발견된 가운데, 발디미르의 사인이 총상이 아닌 입에 박힌 막대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경찰은 이날 "발디미르 부검 결과 길이 35㎝, 너비 3㎝ 크기의 막대기가 입에 꽂혀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검 결과 위가 비어 있었고, 장기가 대부분 망가져 있었다"며 "지금까지 진행된 조사에서 인간의 활동이 발디미르를 직접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관련 수사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디미르는 '고래'를 뜻하는 노르웨이어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이름이 합쳐 붙여진 이름으로, 지난 2019년 노르웨이 북극 해안에서 처음 발견됐다. 발견 당시 소형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는 하네스를 착용한 채 발견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노르웨이와 러시아는 북극에서 해상 국경을 공유하고 있어 이 고래가 러시아 스파이일 수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지난 5년간 노르웨이와 스웨덴 해안에서 자주 목격됐던 발디미르는 지난달 31일 노르웨이 남부 해안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발디미르 사체를 확인한 결과 여러 곳에서 총상이 발견됐다며 발디미르가 총에 맞고 숨졌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찰은 "발디미르가 총에 맞았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의 전체 보고서는 2주 내에 나올 예정이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