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온상 텔레그램, 이번엔 인종차별 '테러그램'

김진영 2024. 9. 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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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 유포, 마약 밀매 등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된 텔레그램이 이번엔 극단적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테러 모의 장소로 전락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백인 우월주의 갱단 '테러그램 콜렉티브'의 리더 달라스 에린 험버와 매튜 로버트 앨리슨이 텔레그램을 사용해 미국의 소수인종, 공무원, 주요 인프라에 대한 증오 범죄와 폭력 행위를 조장한 혐의로 지난주 체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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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인 우월주의 갱단 리더 2명 체포
소수인종·정치인·인프라 테러 모의
방사성 물질 폭탄 제조법도 공유해

음란물 유포, 마약 밀매 등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된 텔레그램이 이번엔 극단적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테러 모의 장소로 전락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백인 우월주의 갱단 ‘테러그램 콜렉티브’의 리더 달라스 에린 험버와 매튜 로버트 앨리슨이 텔레그램을 사용해 미국의 소수인종, 공무원, 주요 인프라에 대한 증오 범죄와 폭력 행위를 조장한 혐의로 지난주 체포됐다고 밝혔다. 두 피고인은 캘리포니아 동부 지방 법원에서 15건의 연방 기소를 받은 상태며, 변호사 선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검찰이 공개한 기소장에 따르면 두 사람은 텔레그램에서 ‘테러그램’(Terrorgram)이란 채널을 운영하며 추종자들을 끌어모았다. 또 백인 우월주의 이념과 활동을 담은 강령과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배포하는가 하면, ‘더티 봄’(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폭탄) 제조법을 제공해 그들이 적대시하는 정부 청사, 에너지 시설, 정치인 등 주요 타깃을 공격하도록 부추겼다.

실제로 이들의 폭력 조장 전략으로 한 테러그램 채널 참여자는 자신이 터키의 모스크 부근에서 5명의 행인을 칼로 찌르는 것을 생중계했고, 19세 한 슬로바키아 남성은 현지 LGBTQ 전용 바에서 2명을 살해하기 직전 테러그램의 선언문을 낭독한 것으로 밝혀졌다.

메릭 갈랜드 미 법무장관은 "피고인들은 백인 우월주의 이념 아래 미국의 주요 인프라를 공격하고, 공무원 암살 목록을 배포하고, 증오 범죄를 양산하는 국제 테러리스트 집단을 이끌었다"며 "이번 체포는 당신이 아무리 인터넷의 가장 어두운 구석에서 증오 범죄를 저지르고 테러를 조장하더라도 숨지 못할 것이란 경고다. 미 법무부는 당신을 찾아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텔레그램은 그동안 철저한 익명성과 비밀보장을 기치로 내걸며 전 세계 수억 명의 이용자들을 열광시켰으나 온라인 성범죄, 마약 밀매 등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되며 ‘무법 천국’이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지난달 말에는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이들 범죄를 공모·방조한 혐의로 체포돼 예비기소 처분까지 받았다.

두로프 CEO는 지난 6일 텔레그램을 통해 "만약 어떤 국가가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서비스 자체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호소했다. 플랫폼 내 제삼자가 저지른 범죄의 책임을 플랫폼 CEO에게 묻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텔레그램 내 범죄 행위 감독 부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인지하고 있다며 개선의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현재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출국 금지가 내려진 상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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