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이야기로 첫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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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어머니 나이 아흔한 살에, 그 이야기들이 책이 되어 나왔다.
내 책은, 그러한 분위기를 깨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더 많은 독자 분들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책이 나왔습니다> 에 내 책을 내가, 소개해 본다.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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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 혹은 편집자도 시민기자로 가입만 하면 누구나 출간 후기를 쓸 수 있습니다. <기자말>
[서민선 기자]
서른 살에 결혼해서 딸 다섯, 아들 둘 집의 막내며느리가 되었다. 시어머니 연세는 일흔다섯. 남편은 막내이고 늦둥이였다. 내 나이 또래들은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세대여서 형제가 보통 둘, 많아야 셋이다. 결혼을 하면 가족이 두 배가 되리라 생각했는데 나는 네 배 아니 다섯 배가 된 셈이었다.
결혼 해서 예쁨 받고 싶고 잘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의욕 충만한 3~4년을 보냈다. 하지만 의욕은 시들었고 기대는 배반당했다. 서운함과 설움이 생겼고 무엇보다 너무 많은 가족, 너무 나이가 많은 시어머니와 교감이 되지 않아 힘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나는 쓰기 시작했다. 내 늙은 어머니에 대하여. 나를 손주처럼 사랑해 주신 이야기, 며느리 마음 몰라 주고 서운하게 한 이야기, 늙어 가는 것이 애처로운 한 여자의 이야기, 그럼에도 다정한 우리 어머니 이야기 등등. 쓰는 사이 어머니는 아흔이 되셨고 작년 여름, 요양병원에 들어가셨다.
▲ 서민선 <연애 緣愛 - 아흔 살 내 늙은 어머니 이야기> 2024, 머메이드 출판사 |
ⓒ 서민선 |
어머니가 어디가 아프시고, 무슨 수술을 받으셨고, 어느 요양병원에 언제 들어가시는지 등에 대해서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왔다. 하지만 우리가 한 데 모여 어머니의 인생에 대하여, 어머니께서 혼자 보내시는 쓸쓸한 저녁에 대하여, 아버님과 사별하고 홀로 사신 30년 인생에 대하여서는 이야기를 나눈 기억은 없다. 누구 하나 큰 소리 내지 않는, 조용하고 고요한 집안이었다. 서로의 감정을 다치게 할 일은 만들지 않는 대신 그만큼, 대화에 목말라 있었다.
내 책은, 그러한 분위기를 깨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쌓인 이야기를 글로 써낸 나는 해방감을 느꼈고, 활자화 된 글을 읽으며 가족들은 어머니에 대하여 이야기 할 기회를 얻었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부드러워진 상태다.
책이 나오고 나서 독자 분들께서 종종 감상을 전해 주시는데, 많은 분들이 말한다. "어쩜, 이거 우리 집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딸 다섯 아들 둘 가족이 이렇게 많은가? 아니면, 홀로 되신 아흔 살 어머니가 모두의 집에 한 명쯤은 있다는 이야기인가. 더 많은 독자 분들과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책이 나왔습니다>에 내 책을 내가,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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