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만 파업 예고… 수출기업들 ‘운임 폭등’ 위기

윤준식 2024. 9. 1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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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미국 동부 해안 항만노동자들의 파업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올해 상반기 치솟은 해상 운임에 시름을 앓았던 터라 파업으로 인한 추가적인 해상 운임 상승 가능성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미국 동부와 걸프 연안 항구 부두 노동자를 대표하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5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벌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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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항만노조 임금 인상 요구하며 파업 예고
정점 찍고 하락하던 해상 운임 다시 상승 가능성


수출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미국 동부 해안 항만노동자들의 파업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올해 상반기 치솟은 해상 운임에 시름을 앓았던 터라 파업으로 인한 추가적인 해상 운임 상승 가능성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선복(선박 내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공간) 부족 문제까지 불거지면 수출 기업이 받을 타격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미국 동부와 걸프 연안 항구 부두 노동자를 대표하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5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벌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ILA는 임금 77% 상승을 핵심으로 한 노조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 달 1일부터 미 동부 해안 항만에서 파업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ILA는 사측의 40% 임금 상승안을 거부한 상태다.

해운 업계에서는 ILA의 파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항만에서는 중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해운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물류 지장이 발생하면 전 세계적으로 물류 흐름이 느려지기도 한다. 지난 2022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물류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항만 노동자까지 부족해지자 미국 서부항만에서 100척 이상의 배가 적체됐다. 이에 연평균 600에서 1400 사이를 오가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폭등해 사상 최대인 5000선을 넘겼다. 평상시 해상 운임의 5배를 물류비로 지출해야 했던 국내 수출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겪기도 했다.

이미 파업 가능성에 일부 해운사들이 미 동부 선적 물량을 서부 항만으로 미리 돌리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시아-북미 항로 운임이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기업들로서는 추가적인 운임 상승이라는 경영 불확실성을 떠안게 된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물류비용 상승이 상반기 내내 부담이었는데 하반기 상황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컨테이너선에 실을 물량을 더 느린 벌크선으로 전환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그친다”라고 말했다.

당초 해운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해상 운임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출 기업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발 공급 물량이 줄어들고 있고 올해 30% 증가한 컨테이너선 신조 인도량이 현장에 공급되기 시작하면서다. 지난해 9월 1000선대에 머무르다 7월 5일 3733.8까지 치솟았던 상하이운임종합지수(SCFI)는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이달 6일 2726.6까지 하락했다. 수출입 물류 플랫폼 기업인 트레드링스는 지난 4일 발간한 하반기 전망에서 “올해 도합 28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에 달하는 새로운 선박이 인도되는 등 화물 운송 공급량(선복량)이 증가해 하반기 해상 운임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한바 있다.

국내 수출 기업들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영석 계명대 통상학과 교수는 “파업이 시작되면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겹치면서 연말까지 물류 지체가 예상된다”면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북미 지역에 창고를 확보해 예상 물량을 미리 운송하는 등의 대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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