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유니폼 갖고 왔는데' 오만 아이들 눈물…"쏜, 쏘니!" 외쳤지만 팬 서비스 없었다→왜? [무스카트 현장]

나승우 기자 2024. 9. 1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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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꼬마 축구팬들의 간절한 사인 요청에도 손흥민은 손만 흔들 뿐이었다.

옆에는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손에 꼭 쥔 알리와 토트넘 홈, 원정, 서드 유니폼을 입은 일리아스 삼형제가 손흥민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토트넘 원정 유니폼을 입고 입던 일리아스는 원래 맨체스터 시티 팬이지만 손흥민의 사인을 받기 위해 형제들과 토트넘 유니폼으로 맞춰 입었다고 했다.

안타까웠던 취재진 중 한 명이 사인 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다며 한 번만 와달라고 부탁했으나 손흥민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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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오만 무스카트, 나승우 기자) 오만 꼬마 축구팬들의 간절한 사인 요청에도 손흥민은 손만 흔들 뿐이었다. 보다 못한 취재진도 애타게 불렀지만 즉석 팬 사인회는 결국 열리지 않았다. 사인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 위치한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승리가 필요한 경기다. 지난 5일 홈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전서 무기력한 0-0 무승부에 그친 대표팀은 B조 4위에 위치해 있다. 향후 일정을 고려했을 때 중동 원정이 몰려있는 초반 라운드에서 최대한 승점을 쌓아야 한다. 오만 원정에서 승점 3점이 꼭 가져와야 하는 이유다.

결전을 하루 앞둔 9일, 대표팀은 경기가 열릴 술탄 카부스 경기장의 잔디를 밟으며 마지막 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무스카트 인근 시브에 위치한 알시브 경기장서 훈련을 진행했던 대표팀은 실제로 뛰게될 경기장서 공을 차며 그라운드 상태에 익숙해지는 데 전념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선수들 얼굴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흘러넘쳤다. 가볍게 땀을 내기 위해 달리기를 하는 동안 '돌격대장' 황희찬과 캡틴 손흥민이 선두에 서서 선수들을 리드했다. 두 선수도 연신 미소를 띤 채 달리기를 진행했다.

이날 공개 훈련에는 오만 취재진들까지 몰려들었다.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 공개 훈련에서 대표팀은 오만 취재진에게 어떠한 힌트라도 주지 않겠다는 듯 론도(패스 돌리기) 훈련만 진행했다. 전술적인 훈련은 하지 않았다.

약 한 시간 후 대표팀 훈련이 종료됐다. 선수들은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샤워를 했다.

같은 시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부근에 한국과 오만 취재진이 선수들을 보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옆에는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손에 꼭 쥔 알리와 토트넘 홈, 원정, 서드 유니폼을 입은 일리아스 삼형제가 손흥민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토트넘 원정 유니폼을 입고 입던 일리아스는 원래 맨체스터 시티 팬이지만 손흥민의 사인을 받기 위해 형제들과 토트넘 유니폼으로 맞춰 입었다고 했다. 이미 호텔에서 두 번이나 손흥민에게 사인을 받지 못했다며 투덜거린 일리아스는 이번엔 기필코 사인을 받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윽고 홍명보 감독을 시작으로 코칭 스태프들이 나왔다. 오만 꼬마 팬들은 눈빛이 초롱초롱해지며 선수들이 나올 차례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이들의 꿈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선수단 버스가 앞뒤로 두 대 있었는데 선수들은 뒤에 있는 버스에 곧바로 탑승했다. 가드들은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몸으로 막았다. 오만 취재진과 달리 AD카드가 없던 국내 취재진도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이 선수단 버스를 타기 위해 믹스트존을 빠져나왔다. 아이들은 애타게 '쏘니', '쏜'을 외치고 손을 흔들며 손흥민을 불렀다. 그러나 손흥민은 손을 흔든 후 버스에 탑승하려고 했다. 안타까웠던 취재진 중 한 명이 사인 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다며 한 번만 와달라고 부탁했으나 손흥민은 오지 않았다.

같이 있던 동료에 따르면 대표팀 유니폼을 들고 있던 알리는 눈가가 촉촉해진 채 한국어로 "괜찮아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세 번째 실패한 일리아스 형제도 아쉽지만 예상했다는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이후 취재진은 경기장 정문에서 택시를 부르고 기다렸다. 그때 "쏜, 쏜!"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차를 타고 가던 일리아스 형제가 취재진을 발견하고 손을 흔든 것이다. 취재진도 미안한 마음으로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줬다.

팬 서비스에 진심인 손흥민 등 한국 선수들이 왜 지나쳤을까. 바쁜 일정 문제도 있겠지만 앞서 일부 오만 팬들이 다른 팀 유니폼을 갖고 와서 태극전사들에게 사인을 부탁하는 등 무례한 짓을 저지른 이유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 역시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내미는 오만 팬들의 행동에 사인을 단호히 거부했다. 오만 팬들은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오만 무스카트, 나승우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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