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무너지자 달리던 트럭 풍덩…베트남 슈퍼태풍 '야기' 덮친 순간
슈퍼태풍 '야기'가 강타한 베트남에서 홍수로 인해 다리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해 최소 7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 정부는 9일(현지시간) 베트남 북부에 상륙한 태풍 야기로 인해 이날까지 49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북부 푸토성에서는 베트남 북부 최대 강인 홍강을 지나는 퐁차우 철교가 무너져 트럭 등 자동차 10대와 오토바이 2대가 강으로 추락했다.
구조 당국은 현장에서 3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나머지 차량 승객 등 최소 13명이 실종된 상태다.
375m 길이의 이 다리는 홍수로 인해 절반 이상이 무너졌고, 일부 교각은 물살에 떠내려갔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됐는데, 영상에는 다리가 무너지면서 앞서 달리던 트럭이 강물로 떨어지고 바로 그 뒤를 가던 오토바이가 간발의 차로 추락을 모면하는 아슬아슬한 순간이 담겼다.
오토바이를 몰고 이 다리를 지나던 팜 쯔엉선(50)씨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기도 전에 강물에 떨어졌다며 물 위에 떠 있는 바나나 나무에 매달린 끝에 구조됐다고 관영 매체 VN익스프레스를 통해 말했다.
같은 날 오전 북부 까오방성 산악지대에서도 승객 등 20명을 태운 버스가 산사태로 생긴 급류에 휩쓸렸다. 이후 버스에서 시신 4구가 발견되고 생존자 1명이 구조됐지만, 나머지 15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전날에는 북부 라오까이성 유명 관광지인 사빠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명이 숨졌고, 북부 호아빈성 산간 지역에서도 산사태로 인해 주택이 매몰되면서 일가족 4명이 사망했다.
산업계 피해도 상당한 상황이다. 베트남 북부 제2의 도시이자 주요 수출항인 하이퐁에서는 사업체 수십 곳이 태풍 피해로 조업을 재개하지 못했다. 여러 공장의 지붕이 강풍으로 날아간 가운데 폭우가 쏟아져 공장이 침수되면서 공장 설비와 제품 등이 물에 젖는 피해를 낳았다.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에 따르면 수도 하노이에서만 나무 2만4807그루가 쓰러진 것을 비롯해 하이즈엉성 4만여그루, 박닌성 3만1860그루 등 현재까지 나무 12만1700그루 가까이가 훼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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