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생긴 통증 신호! 치료의 골든 타임

2024. 9. 1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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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박사의 젊은 노인 의학 <23>


이유 없는 통증이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통증은 몸의 이상을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언어다. 젊은 노년을 지내기 위해선 무릎 통증의 신호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무릎에 통증을 일으키는 다섯 가지의 손상이 있다. 첫째는 연골판 뿌리가 끊어지는 경우다. 오다리나 엑스다리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2~3배에 이른다. 일생 이 하중을 받은 연골판은 뿌리 부분이 끊어지는 일이 쉽게 발생한다. 문제는 통증이 초기에 일어나다가 일주일 정도 지나면 서서히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를 호전된 것으로 착각하고 왕성한 활동을 시작하는 이들이 적잖다. 무릎은 내부에서 어떻게든 손상 부위를 회복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도록 물이 차오르게 하고 통증 신호를 보내지만 고통을 참으며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둘째 관절 연골이 깨지는 경우다. 때로 연골판은 멀쩡한데 관절 연골이 깨지는 경우가 있다. 무릎에서 갑자기 ‘뻑’하는 소리가 나면서 일부 연골이 떨어져 나가는 ‘박리성 골연골염’이다. 대개 과다한 스트레스로 무릎의 피로도가 쌓일 때 발생한다. 이 경우 무릎 내 출혈이 일어나며 슬개 대퇴관절의 표면에 손상이 가 퇴행성 관절염을 쉽게 일으킨다.

셋째 연골판의 중간이나 앞쪽이 찢어지는 경우다. 과도한 산행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 일하는 경우, 특히 바닥에서 무거운 것을 들어 올려 위로 옮기는 일을 하다 보면 무릎이 압력을 받은 상태에서 몸을 회전하는 동작을 하게 된다. 이때 연골판이 옆으로 잡아당기는 듯한 전단력(剪斷力)을 받으면서 찢어지는 일이 생긴다. 젊었을 때는 빠르게 회복돼 연골판이 찢어지는 경우가 드물지만 50대 이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연골판이 쉽게 재생되지 않는다. 연골판이 중간이나 앞쪽에서 수평이나 경사면으로 찢어진 경우라면 대부분 으깨지면서 찢어지기에 손상 부위를 긁어내야 한다. 이 또한 빠르게 해결하지 않으면 퇴행성 관절염에 쉽게 이르게 된다.

넷째 십자인대나 측부인대에 손상이 생기는 경우다. 젊었을 때 무릎을 다친 부위가 당시 부었다가 가라앉은 후 별 이상을 못 느낀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의가 만져보면 반대편과 다르게 해당 관절이 느슨해진 걸 알 수 있다. 인대 손상으로 관절이 느슨해지면 연골판 손상이 생기고 결국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 이른다. 가끔 계단이나 언덕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풀리거나 반대로 무릎이 잠긴다면 이를 의심해야 한다. 길을 가다가 갑자기 누가 뒤에서 친 것처럼 무릎이 툭 꺾이는 느낌이 든다면 인대에 손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일상 중에 갑자기 무릎을 구부릴 수도, 펼 수도 없게 자물쇠로 잠긴 것 같은 불편감이 있다면 인대 손상으로 연골판이 찢어져 관절 연골 사이에 끼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슬개대퇴 관절의 연골 손상이 발생한 경우다. 다리도 곧고 별로 무거운 일도 하지 않았는데 젊을 때부터 무릎에서 소리가 나다가 최근 들어 무릎이 갑자기 아프고 계단이나 언덕을 오르내리지 못하게 됐다면 이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대체로 계단이나 언덕을 올라갈 때 발생하며 방바닥에서 일어날 때 힘들게 일어나는 경우, 슬개 대퇴 관절의 연골이 닳아서 없어진 경우가 적잖다. 이는 슬개골과 대퇴골의 주행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슬개골의 외측 연골이 심하게 닳으면 통증이 지속돼 결국 조기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게 된다.

어떻게 해야 건강한 무릎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까. 통증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무릎을 아껴야 한다. 운동이나 일을 할 때 무릎에 통증이 있다면 무릎은 해당 동작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무릎 역시 세월이 가면 자연히 회복 탄력성을 잃으며 하나의 고장이 다른 고장으로 이어진다.

통증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빠르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와 함께 문제가 되는 동작을 중단해야 한다. 이 정도만 해도 손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화살처럼 흐르는 세월이 아니라 느리게 가는 노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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