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도중 웬 앙코르?”… 빈정상해 커튼콜 안 나온 스타

장지영 2024. 9. 10.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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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

공연이 끝난 뒤 주인공 토스카 역의 세계적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59)가 커튼콜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2016년 빈 슈타츠오퍼의 '토스카' 공연 중 요나스 카우프만이 '별은 빛나건만' 앙코르를 부르자 게오르규는 한참이나 무대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은 게오르규의 태도를 비난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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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규, 상대역 앙코르에 불만 표출
교감 있으면 공연 중 앙코르 하기도
주최측 사과요구… 게오르규 답변 없어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의 한 장면. 안젤라 게오르규는 8일 공연 3막에서 테너 김재형의 앙코르에 불만을 표시하며 무대에 난입하는가 하면 커튼콜에 등장하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 공연이 끝난 뒤 주인공 토스카 역의 세계적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59)가 커튼콜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커튼콜은 공연을 마친 출연진이 관객들의 박수와 환호에 답하기 위해 다시 무대 위에 오르는 것을 뜻한다. 시간이 꽤 지난 뒤 무대에 등장한 게오르규는 일부 관객이 야유를 보내자 인사도 없이 곧바로 퇴장해 버렸다. 이후 지중배 지휘자와 표현진 연출가,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장이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나와 인사하며 막이 내렸다.

이날 황당한 커튼콜은 앞서 3막에서 상대 역인 테너 김재형이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두 번 부른 데서 시작됐다. 김재형이 ‘별은 빛나건만’을 처음 부른 뒤 객석에서 환호와 함께 일부 관객이 ‘비스(BIS)’를 외쳤다. 비스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독창을 마친 가수에게 앙코르를 요청하는 말이다. 이에 지중배 지휘자는 앙코르로 한 번 더 ‘별은 빛나건만’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김재형이 두 번째 ‘별은 빛나건만’을 부르는 중간에 게오르규가 갑자기 무대에 나왔다. 게오르규는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지휘자에게 어이없다는 듯 손짓을 했다. 그리고 “여기요, 이건 리사이틀이 아니라 공연이에요. 나를 존중해줘요(Excuse me, This is a performance, not a recital. Please, respect me)”라고 외친 뒤 무대 밖으로 나갔다. 김재형이 ‘별은 빛나건만’을 두 번 부른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다. 이후 공연이 제대로 됐을 리 없다. 원래대로라면 토스카와 카바라도시의 애절한 드라마가 펼쳐져야 하지만 냉랭해진 두 주인공의 호흡이 맞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오페라 도중에 성악가가 유명 아리아를 두 번 부르는 것은 작품의 흐름을 끊는다는 이유로 최근엔 권장되지는 않는다. 다만 지휘자와 연출자의 허락이 있으면 부르기도 한다. 지난해 서울시오페라단의 ‘투란도트’ 마지막 공연에서도 테너 이용훈이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마라’를 두 번 불렀다. 지중배 지휘자는 “관객-성악가-지휘자로 이어지는 교감이 성립해 앙코르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게오르규가 테너의 앙코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빈 슈타츠오퍼의 ‘토스카’ 공연 중 요나스 카우프만이 ‘별은 빛나건만’ 앙코르를 부르자 게오르규는 한참이나 무대에 나오지 않았다. 결국, 카우프만이 관객에게 대신 사과를 해야 했다.

이날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은 게오르규의 태도를 비난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일부 관객들은 티켓박스에서 항의하며 환불을 요구하는가 하면 게오르규가 한국 관객을 무시했다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게오르규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쳐 최고인기를 누렸던 루마니아 출신 스타 소프라노다. 지금은 전성기가 지났지만, 무대에서 노련함으로 줄어든 가창력을 만회하고 있다. 이번 서울 ‘토스카’ 공연에선 예전보다 부족한 역량에 더해 프로답지 않은 매너로 관객을 화나게 했다. 다만 오페라계에선 예민하기로 유명한 게오르규에 대해 좀 더 배려했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문화회관은 게오르규 측에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한 상태지만 게오르규는 아직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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