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유발 하라리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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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첫 단행본은 르네상스 시대의 전쟁을, 두 번째는 중세 유럽의 군사작전을 분석한 책이었다.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빅테크 거물들이 그의 책마다 찬사를 보내곤 했는데, 오늘 출간되는 하라리의 신간 '넥서스'에는 그들의 뒤통수를 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고대부터 인류가 고안한 정보 네트워크의 빅히스토리를 분석한 이 책은 오랜 세월 정보망을 독점해온 인간이 지금 인공지능(AI)에 그 권한을 넘겨주려 하는 문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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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첫 단행본은 르네상스 시대의 전쟁을, 두 번째는 중세 유럽의 군사작전을 분석한 책이었다. 특정 시대, 특정 지역의 매우 좁은 분야를 연구하던 그가 빅히스토리를 다루게 된 것은 대학에서 역사학개론 강의를 맡으면서였다. 신참 교수들에게 떠넘기듯 맡기던 과목에서 인류의 수만년 여정을 색다르게 풀어낸 그의 강의는 저서 ‘사피엔스’를 낳았다.
이후 펴낸 ‘호모 데우스’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안’을 포함해 그의 책은 모두 4500만부가 팔렸다. 책이 많이 팔릴수록 스케줄 관리 등 가욋일을 돕도록 채용되는 이들도 하나둘 늘었는데, 지금은 스무 명이 넘는다고 한다. 휴대전화를 쓰지 않고, 하루에 2시간씩 명상을 하고, 1년에 한두 달은 외부와 단절한 은둔생활을 고수하니 그런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라이프스타일의 단순함을 반영하듯 그의 저술을 관통하는 특징은 인류의 복잡한 발전 과정을 압축하고 요약해 단순화하는 것이었다. 호모 사피엔스가 사회를 형성하며 고안해낸 화폐, 기업, 국가 등 각종 제도를 설명하면서 그는 ‘자연 상태에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것을 만들어내고 거기에 이야기를 입혀 다 같이 믿는 재주’가 인류 문명을 낳았다고 규정했다.
‘인간=스토리텔러’라는 식의 단순하고 독특한 시각은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인문학에서 영감을 얻곤 하던 실리콘밸리 사람들에게 특히 환영을 받았다.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빅테크 거물들이 그의 책마다 찬사를 보내곤 했는데, 오늘 출간되는 하라리의 신간 ‘넥서스’에는 그들의 뒤통수를 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고대부터 인류가 고안한 정보 네트워크의 빅히스토리를 분석한 이 책은 오랜 세월 정보망을 독점해온 인간이 지금 인공지능(AI)에 그 권한을 넘겨주려 하는 문제를 다룬다. AI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외계의 지능”이고 “통제할 수 없는 권력을 불러내는 건 거대한 실수”라고 했다. 그의 책을 좋아하던 실리콘밸리가 이번엔 어떤 영감을 얻을지 궁금해진다.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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