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부 연금개혁안’ 국회 논의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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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정부 연금개혁안이 발표됐다.
연금재정의 자동안정장치와 국가 지급보장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보험료 차등 부담, 기초연금 40만원 인상, 국민연금 의무납입연령 5년 상향 조정 검토, 퇴직연금 강제가입 추진 등 묵직한 내용이 많다.
이 같은 우려에도 자동안정장치 도입, 세대별 보험료 차등 부담, 의무납입연령 상향 조정, 퇴직연금 가입 의무화 추진은 제대로 된 방향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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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정부 연금개혁안이 발표됐다. 연금재정의 자동안정장치와 국가 지급보장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보험료 차등 부담, 기초연금 40만원 인상, 국민연금 의무납입연령 5년 상향 조정 검토, 퇴직연금 강제가입 추진 등 묵직한 내용이 많다.
필자는 연금개혁과 관련해 정부가 설정한 제도의 지속 가능성, 세대 간 공정성, 노후 소득보장으로의 우선순위에 동의한다. 특히 자동안정장치 도입과 의무납입연령 연장, 퇴직연금 강제가입 검토를 높게 평가한다. 반면 소득대체율 인상, 지급보장, 기초연금 인상은 매우 비판적이다. ‘소득대체율 42%-보험료율 13%’라는 정부안은 지난 5월 국회 논의 때의 ‘소득대체율 44%-보험료율 13%’보다 연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으나 부족한 금액인 1825조원의 미적립 부채 증가 속도를 감소시킨다. 규모가 줄어들 뿐 미적립 부채는 계속 늘다 보니 소득대체율 2% 포인트를 인상하는 정부안을 비판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젊은 세대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지급보장을 하겠다고 했다. 야당 의원 3명은 이미 지급보장 법안을 발의했다. 필자가 소속된 연금연구회는 지급보장이 연금개혁을 소홀히 할 주요 동인이 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지급보장과 관련해서는 추상적인 문구를 사용하되 지속 가능한 연금개혁이 자동으로 이뤄지게 한다는 조항을 명시해야 할 것이다.
소득 하위 70%의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40만원까지 인상하는 것도 비판적이다. 이미 기초연금 수급자의 3분의 1은 빈곤한 노인이 아닌데도 빈곤한 노인과 동일한 액수의 기초연금을 받고 있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 기초연금이 가성비가 매우 낮은 제도라며, 취약 노인에게 더 혜택이 갈 수 있게 운영하라고 권고했다.
자동안정장치 도입은 우리 연금개혁 논의에서 큰 의미가 있다. 문제는 강도 높은 자동안정장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소폭으로 미세조정하는 방식이라서 그렇다. 야당 주최 토론회에서는 자동안정장치가 연금액을 20%나 깎는 ‘자동깎기 장치’라고 비판했으나 정확한 평가가 아니다. 소득대체율 삭감이 아닌 첫 연금 결정 후 매년 연금액 연동방식에 적용되는 자동안정장치라서 그렇다.
정부 개혁안의 재정안정 효과 대부분은 수익률을 매년 1% 포인트 더 올리는 공격적인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하게 돼 있다. 이러한 접근에 대해 필자는 매우 비판적이다. 기대수익률을 높일수록 투자 위험도 커져서다.
이 같은 우려에도 자동안정장치 도입, 세대별 보험료 차등 부담, 의무납입연령 상향 조정, 퇴직연금 가입 의무화 추진은 제대로 된 방향 설정이다. 안을 내놓으라고 독촉하던 야당은 정부 개혁안이 나오자마자 비판 일색이다. 필자 같은 연구자에게는 매우 미흡한 개혁안이나 야당이 그토록 비난만 할 안인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이미 OECD 회원국 70%는 자동안정장치를 도입했다. 보험료 차등 부담의 외국 사례도 있다. 지급보장은 야당이 오래전부터 도입하려 했었다. 연구자인 필자 입장에서는 여러 측면에서 정부 개혁안이 미흡하다고 비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도 그리할 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지속 가능성과 후세대 부담 경감을 고려한다면 뾰족한 대안이 없어서다. 화려한 수사들이 동원되고 있으나 연금은 그저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제도일 뿐이라서 그렇다.
지난 5월 야당 대표와 국회의장은 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했었다. 개혁이 늦어질수록 하루 1000억원 이상 부채가 늘어난다고 했다. 이미 석 달 넘게 지났으니 상황은 더 나빠졌다. 중립적인 관점에서 다양하게 여론을 수렴하면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연금개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국회의 기본 책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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