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곳곳 “이얼싼~찰칵” 중국인 관광객 ‘사드’ 이전 회복
‘이얼싼(하나 둘 셋)~ 찰칵’
지난 4일 오전 11시 제주시 도두1동 무지개해안도로 곳곳에서 중국어가 들렸다. 주차장 인근에서는 대형 관광버스들이 중국인 단체관광객 30~40명을 연신 실어나르는 모습도 보였다. 중국 시안시(西安市)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온 리(Li·25)는 “SNS를 통해 제주 바다가 아름답다는 것은 알았지만, 실제로 와서 보니 황홀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제주시 연동의 한 외국인 면세점도 중국인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중국 상하이시(上海市)에서 크루즈 아도라매직시티호(13만t급)를 타고온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이날 중국인 관광객 3100여명은 제주시내 관광과 면세점 쇼핑 등을 즐겼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구축 사태 이전 규모로 회복됐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광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총 135만829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만7623명)보다 3.3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달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만2204명으로 사드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7년 2월 이후 첫 20만명을 돌파했다. 이 중 80% 이상은 중화권 관광객이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은 사드 및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서 항공과 크루즈 운항이 정상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제주가 한류에 관심이 큰 중국 MZ세대 젊은이들에게 주목받는 여행지가 된 점도 한몫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세기를 포함한 제주 직항 국제선은 중국 15개, 일본 2개, 대만 1개 노선 등 모두 21개 노선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해당 제주 직항 국제선 노선의 총 운항 편수는 1631편, 여객 수는 26만6002명에 이른다.
국제 크루즈 관광 활성화도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한몫을 했다. 올 들어 8월까지 크루즈선을 타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만 46만명에 달했다. 올 한 해 제주에는 304회의 크루즈선 입항 과정에서 7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차이나타운처럼 변해가는 곳도 있다. 제주시 연동 일대에는 중국인이 많이 찾는 누웨마루거리가 있다. 이곳 상당수의 상점에 중국어 간체자가 쓰여 있다.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현모(50)씨는 “중화권 손님이 많이 찾는 만큼 가게 곳곳에 중국어를 쓰는 게 필수”라며 “사드와 코로나19 이후 불황이 이어졌는데 그나마 중국인이 있어 장사가 된다”고 했다.
연동 일대에 중국인에게 인기인 ‘뼈해장국’ 가게가 많아진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지난해 2곳이던 뼈해장국 가게가 올해 7곳으로 늘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제주시 면세점과 호텔 주변 식품점에는 중국 화폐 위안화로 가격을 표기한 곳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제주도 내 카지노 업계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 리조트가 지난달 매출 500억원을 넘겨 월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드림타워는 지난 8월에만 505억4900만원의 매출을 올려 1년 전(321억5800만원)보다 매출이 57.2% 증가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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