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활주로 빌려쓰는 청주공항, 국제선 승객 첫 100만 돌파
청주국제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충북도가 활주로 신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이 지난 2일 기준 100만82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52만명)보다 2배가량 늘었다. 1997년 개항 이래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가 100만명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국제선 이용객 100만명을 넘긴 곳은 김해·김포·제주·청주공항 등 4곳뿐이다.
청주공항은 공군 17전투비행단에 더부살이하는 민·군 복합공항이다. 군용 활주로 2개 중 1개를 공군과 나눠쓰고 있다. 국방부 보안구역인 데다 전투기 운항을 위한 공역이 설정돼 한국공항공사 마음대로 시설 투자를 할 수 없다. 공군 기지엔 최첨단 전략자산인 F-35A 스텔스 전투기가 주둔해 있다.
공군이 민항기에 할애한 시간당 이착륙 횟수(슬롯)는 7~8회다. 청주공항처럼 민·군 복합공항인 김해공항의 민항기 슬롯(최대 26회)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이영미 충북도 공항지원팀장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오전 10시~오후 1시, 오후 4시~8시 등 주요 시간대엔 슬롯이 부족한 형편”이라며 “민항기 전용 활주로 신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제한된 여건에서도 청주공항 연간 이용객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국제선 이용객 수는 개항 10년 만인 2007년에 1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15년 200만명이 이용했다. 2019년 300만명을 넘었고, 지난해 역대 최대인 369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국제선 이용객 수가 증가한 이유는 노선이 늘어나서다. 충북도에 따르면 청주공항 국제선(정기)은 지난해 6개국 9개 노선에서 올해 7개국 13개 노선으로 확대됐다. 에어로케이와 티웨이, 이스타 등 국내 항공사가 중국·일본·대만·필리핀·베트남·태국·몽골 노선을 운항한다.
주요 이용객이 충청권과 수도권 남부·동부까지 확대됐다는 게 충북도 설명이다. 극성수기(7~8월) 탑승률은 95%에 달한다. 2021년 항공기 1기로 운항을 시작한 에어로케이는 지금까지 항공기 6기를 도입해 청주공항 국제선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11월까지 항공기 2기를 추가 도입한다.
청주공항의 연간 국제선 이용객 수는 2018년 31만명에서 2019년 49만명으로 증가했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2022년까지 3년간 5만여 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50만명대를 회복한 뒤 올해 이용객 수는 역대 최다로 늘었다. 하반기 중국 하얼빈·정저우 정기노선과 필리핀 세부, 일본 삿포로 오비히로 부정기 노선 신규 운항이 확정돼 이용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도는 활주로 신설을 핵심 현안으로 확정하고 내년 3월까지 ‘청주공항 개발 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한다. 용역을 통해 2060년까지 충청·수도권 교통망 변화를 반영한 청주공항 항공수요를 예측하고, 3200m 규모 새 활주로 건설에 따른 터미널·주차장·계류장 건설 계획을 만들 방침이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공군의 안보 기능을 유지하면서 늘어나는 공항 수요를 감당하려면 민간 전용 활주로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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