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례본·미인도 보러가자” 대구간송미술관 오픈런·매진

백경서 2024. 9. 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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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초청인사들이 훈민정음 해례본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훈민정음 해례본과 신윤복의 미인도 등 국보와 보물을 만날 수 있는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의 관람 열기가 뜨겁다.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관이 개최한 역대 전시 중 최대 규모로, 개관 첫날 오픈런에 매진 행렬까지 이어지는 등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9일 대구간송미술관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오는 12월 1일까지 열리는 ‘여세동보(與世同寶)-세상 함께 보배 삼아’의 1차 인터넷 예매율이 개관 3일 차에 50%를 돌파했다. 대구간송미술관(이하 미술관) 측은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현장 판매와 인터넷 예매를 병행하고 있는데, 시간당 최대 350명이 입장할 수 있다. 1차 예매 판매분(3~22일)의 경우 주말과 추석 연휴 기간 입장권이 일부 매진됐다는 게 미술관의 설명이다.

대구간송미술관 관계자는 “어르신 관람객이 많아 2차 판매분부터는 현장 판매를 늘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미술관에는 현재 간송 컬렉션을 대표하는 국보·보물 40건 97점, 간송 유품 26건 60점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 개막일인 지난 3일에는 오전 10시 문을 열기 전부터 관람객이 줄을 서는 등 하루에만 2255명이 찾았다. 이날 1호 관람객으로 입장한 류성은(51·서구 중리동)씨는 “미술관 개관 1호 입장이 인생의 버킷리스트였고, 대구간송미술관이 개관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기다려왔다”며 “국보·보물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니 꼼꼼히 감상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술관 측은 류씨에게 기념품을 증정했다.

개관전에 전시된 신윤복의 미인도. [연합뉴스]

간송 컬렉션은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재가 해외로 반출되는 것을 우려한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유산이다. 1938년 미술관의 전신인 ‘보화각’을 설립한 이래 분관 개설은 처음이고 미술관 86년 역사상 상설전시관이 마련된 것도 처음이다. 2016년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대구시는 ‘대구간송미술관 건립·운영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비 446억원을 들여 지난 4월 미술관을 준공했다. 연면적 8003㎡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이번 개관 전시에서는 6·25 전쟁 피난 때를 제외하고는 서울 밖을 나와본 적이 없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만나볼 수 있다. 한글의 창제 원리와 용례를 담고 있는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해례본은 1940년 전형필 선생이 경북 안동에서 취득한 후 해방 전까지 공개하지 않다가 1971년 10월 서울에 간송미술관이 개관하면서 처음으로 대중과 만났다. 전형필 선생이 당시 기와집 10채 가격에 산 후 6·25 피난길에서도 몸에 지니고 다녔을 정도로 애지중지하던 유물이었다고 한다. 서울 간송미술관 외부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전시됐던 게 전부다.

일본으로 유출됐던 신윤복의 미인도도 볼 수 있다. 1930년대 전형필 선생이 오사카의 한 고미술상에게서 사들였다. 특히 ‘간송의 방’ 전시실에서는 연구자·예술가·교육자로서 간송의 면모를 보여주는 유작 26건 60점을 만날 수 있다. 그의 문화보국(文化保國) 정신과 생애를 스토리텔링 한 공간이다.

대구간송미술관 관계자는 “개막 첫날부터 관람객이 길게 줄을 서는 등 미술관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과 고미술에 대한 관심을 실감했다”며 “주말과 추석 연휴는 혼잡이 예상되기에 평일에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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