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만든 고3…부모는 "관심 없다, 수능 얼마 안 남아"
중학교 동창 등을 상대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고등학생과 그의 부모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나 불법 행위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따르면 초·중학교 동창 등을 상대로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등 방조)로 입건된 고등학생 A군은 취재진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사건에 대한 입장을 질문 받았으나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바쁘다”는 이유로 답변을 회피했다.
취재진에 따르면 A군은 “오해를 풀고 싶다”며 제작진에 직접 연락했다. A군은 “딥페이크성착취물을 만든 적이 전혀 없냐”는 질문에 “말씀 못 드릴 것 같다. 이게 아직 사건이 끝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제작진이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지만, A군은 “제가 10월에 논술 시험이 있다. 독서실도 다니고 있고 관리형 학원에 있어서”라며 거절했다.
이후에도 A군은 “취재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봤다. 근데 지금 공부하는 게 너무 바쁘기도 하고 시간이 부족하기도 해서 취재는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대신 A군의 부친을 만났다. 그러나 A군 부친도 답변을 회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A군 부친은 “아드님이 만든 거 불법인 거 알고 계시냐”는 질문에 “관심 없다. 애가 이번에 시험을 본다. 10월에 논술, 11월에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다”고 했다.
제작진이 “피해자분들도 시험을 본다”고 하자 A군 부친은 “그 사람도 시험공부 하고 얘도 지금 한 달 남았다”며 “그것 때문에 (아들이)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았다. 지금 (경찰)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말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A군 부친은 “관심 없다”며 집으로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딥페이크 성착취물로 피해를 봤다는 B양 역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경찰이 전화했다. 제가 피해자라고 내일 나와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며 “(합성 사진을 보니) 여기(속옷) 아예 벗기고 가슴 큰 걸로 (합성)해 놓았다”고 전했다.
B양은 그러면서 “가해자 이름을 들었는데 중학교 동창이었고, 저희(피해자)는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잠도 잘 못 자겠고 병원도 다니기 시작했다. 자기 전에 수면유도제 먹는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자 C양 역시 “원한 산 적도 없는데 왜 한 건지를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중 대다수가 10대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은 ‘허위 영상물 특별 집중단속’을 실시한 결과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5일 동안 모두 118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33명(10대 31명)을 특정해 7명을 검거했다. 붙잡힌 피의자 7명 중 6명이 10대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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