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A서 또 무너진 고우석, 1이닝 3실점 1자책→ERA 11.00 폭등...피안타율도 3할대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고우석이 또 한 번 마이너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야수들에게 수비에서 도움을 받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투구 내용이 좋았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더블A 펜서콜라 블루와후스에서 뛰고 있는 고우석은 9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의 리젼스 필드에서 열린 2024 마이너리그 버밍엄 배런스(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더블A)와 원정 경기에서 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고우석은 이날 팀이 6-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마리오 카밀레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4구째를 과감하게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었고 범타를 유도했다.
하지만 고우석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윌프레드 베라스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초구 파울, 2구에 헛스윙을 유도해 노 볼 투 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지만 성급한 승부가 독이 됐다. 3구째가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몰리는 실투로 형성됐고 그대로 통타당했다.
고우석은 일단 1사 2루에서 DJ 글래드니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큰 고비를 넘겼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파울 팁 삼진을 잡아내면서 경기에 마침표를 찍기까지 아웃 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뒀다.
그러나 고우석은 계속된 9회말 2사 2루에서 닉 포드컬을 잡지 못했다. 이번에도 실투가 문제였다. 원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3구째가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으로 몰렸다. 포드컬이 이 공을 놓치지 않고 중전 안타로 연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스코어는 6-2에서 6-3으로 좁혀졌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고우석은 포드컬이 무관심 도루로 2루까지 진루한 가운데 타자와 승부에 집중했다. 제이콥 곤잘레스를 상대로 초구, 2구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면서 카운트를 잡았다. 3구째를 받아친 곤잘레스의 타구가 내야 땅볼이 되면서 게임이 종료될 것처럼 보였다.
펜서콜라 내야진은 고우석을 돕지 못했다. 유격수 제러드 세나의 실책으로 고우석은 오히려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곤잘레스도 포드컬이 그랬던 것처럼 고우석이 주자를 신경 쓰지 않는 사이 무관심 도루로 2루를 훔쳤다.
고우석은 득점권 주자 2명이 위치한 가운데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초구, 2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났고 3구째는 파울, 4구째는 볼이 되면서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결국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몰린 5구째는 터너에게 먹잇감이 됐다.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는 6-5까지 좁혀졌다.
고우석은 다행히 상황이 더 최악으로 흘러가는 것은 막았다. 2사 1루에서 웨스턴 애빌리를 1루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힘겹게 이날 경기 세 번째 아웃 카운트를 손에 넣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고우석은 이날까지 펜서콜라 유니폼을 입고 나선 더블A 17경기에서 18이닝 28실점(22자책) 2승 1패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1.00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0.349,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2.28에 달한다. 2024 시즌 중 트리플A 승격을 노리는 게 더 어려워졌다.
고우석은 2023 시즌 KBO리그 LG 트윈스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탠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이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 입단이 성사됐다. 계약기간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8억 원)의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
고우석의 계약 규모가 거액으로 볼 수는 없었다. 다만 2023 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불펜 투수들의 평균 연봉이 231만 8772달러(약 30억 3400만 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의 가치를 어느 정도는 인정해 줬다.
하지만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오른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최종 성적 6경기 5이닝 11피안타 9실점 7자책 2패 평균자책점 12.60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샌디에이고 구단도 고우석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고 판단, 지난 3월 서울에서 치러진 LA 다저스와 페넌트레이스 개막 2연전 엔트리에서 고우석을 제외했다.
고우석은 미국으로 돌아간 뒤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에서 2024 시즌을 시작했다. 최상위 레벨 트리플A가 아닌 더블A팀 샌안토니오 미션스에서 구위 회복에 주력했다.
고우석은 샌안토니오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10경기 12⅓이닝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의 성적을 찍고 있던 상황에서 지난 5월 4일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로 둥지를 옮겼다.
하지만 고우석은 마이애미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5월 31일 방출 대기 조치를 당했다.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되며 계약이 마이너리거로 이관됐다.
고우석은 FA(자유계약)가 아닌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리그로 진출한 터라 KBO리그 규약상 2024 시즌 중에는 한국 복귀가 불가능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입증해 메이저리그 콜업을 노리는 길밖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고우석은 마이애미 산하 마이너팀에서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에서는 16경기 21이닝 2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한 뒤 지난 7월 12일부터 더블A에서 머무르고 있는 중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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