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토트넘과 재계약 수순→상황 대반전!…"사우디 안 간다, 양 측 원하면 동행" (英 언론)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의 상황에 반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흥민과 토트넘 홋스퍼가 모두 원한다면 재계약이 가능할 거라는 전망이다.
가볍게 넘길 만한 루머가 아닌, 토트넘 전담 기자로 유명한 영국 언론인으로부터 나온 말이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을 전담하고 있는 알레스데어 골드는 8일(한국시간) 토트넘 팬들의 질문에 답변을 달아주는 시간을 가졌다.
한 팬은 골드 기자에게 손흥민의 재계약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고, 이에 골드 기자는 "나도 그런 일이 생기길 바란다"며 "토트넘은 손흥민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선수인지 알고 있다. 손흥민은 30대에도 환상적인 선수이며 토트넘 내에서 가장 큰 스타다. 그는 주장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골드 기자는 그러면서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을 1년 연장시킬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지만, 양측이 모두 (재계약을) 바란다면 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7월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은 손흥민의 현재 계약은 2025년 6월에 끝난다. 2024-25시즌이 개막했기 때문에 이번 시즌이 폐막하면 손흥민도 자유계약(FA)으로 풀려나 토트넘을 떠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동행을 조금이나마 더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은 현재 계약 조건에 포함되어 있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시키는 거다. 만약 토트넘이 손흥민의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경우 손흥민은 2025-26시즌, 즉 2026년 6월까지 토트넘에서 뛸 수 있게 된다.
토트넘이 연장 옵션이라는 선택지까지 보유한 상황에서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을지는 확신하기 힘들다. 또한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시키더라도 이것이 손흥민을 위한 선택인지, 혹은 이적료를 받고 손흥민을 매각해 차익을 남기려는 구단을 위한 선택인지도 알 수 없다.
1년 연장이라는 것 자체도 사실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 결국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을 것인지 선택하는 데에는 손흥민이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가 영향을 미칠 텐데,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건 그저 이 선택을 1년 미루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아직까지 토트넘은 확실한 선택을 내리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공신력이 높은 매체로 유명한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게 전부다. 이후 나온 이야기들은 모두 추측에 가깝다.
많은 팬들이 손흥민의 재계약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손흥민이 적어도 이번 시즌, 많이 쳐줘도 다음 시즌 안에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사실상 손흥민과 토트넘의 동행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의 태도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손흥민의 재계약 여부가 이슈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또다시 등장하면서 팬들의 불안만 커지는 중이다.
'커트 오프사이드', '스포츠 몰' 등 복수의 현지 매체들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지난해 여름 영입에 실패했던 손흥민을 데려가기 위해 다시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림 벤제마와 은골로 캉테가 있는 알이티하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는 알나스르, 네이마르의 소속팀 알힐랄 등이 손흥민을 원하고 있는 팀으로 거론됐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가 될 수도 있는 손흥민을 이적료 없이 영입하기 위해 손흥민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선수인 손흥민을 영입한다면 구단 입장에서도 상당한 마케팅적 이익을 기대할 만하기 때문에 구단들은 손흥민을 무료로 영입하길 바라고 있다.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이 한창 유럽축구 이적시장에 개입해 유럽에서 뛰는 스타들을 데려가기 시작했던 지난해 여름에도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와 연결됐으나, 당시 국내 취채진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인 데다 세계 최고의 수준에서 뛰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며 사우디아라비아로 갈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적설은 계속될 수 있다.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끝나려면 결국 재계약이 필요하다. 토트넘이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골드 기자는 손흥민과 토트넘이 모두 원해야 재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는데, 일단 손흥민은 토트넘에 더 남고 싶어 하는 생각이 커 보인다.
손흥민은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10년 동안 한 팀에서 뛰는 건 훌륭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나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팀에 무언가를 돌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내가 토트넘에 온 이유는 우승을 위해서다"라며 토트넘에서 우승을 차지해 구단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손흥민을 지도하고 있는 토트넘의 사령탑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길 원하는 모양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재계약 문제에 대해 베테랑 선수들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구단에서 적당한 시기에 이야기가 오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키는 토트넘이 쥐고 있는 셈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현재 기량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단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은 레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PL) 개막전에서 침묵했으나 이어진 에버턴과의 2라운드에 멀티골을 작렬시키며 17골 10도움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처럼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일각에선 손흥민과 함께 현역 프리미어리그 선수로는 쌍벽을 이루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의 리버풀 재계약이 손흥민 토트넘 잔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 소속 언론인 알렉스 크룩은 5일 "리버풀은 가까운 미래에 재계약을 두고 모하메드 살라와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룩은 이어 "리버풀은 살라의 계약 상황에 대해 여유가 있으며, 곧 수뇌부들과의 협상이 열릴 예정이다. 살라도 현재 계약을 마무리하고 그 이상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서로 탐색전을 진행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분위기가 흐른다는 얘기다.
살라는 지난 2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팀의 3-0 대승을 이끈 뒤 평소 신중한 자세와 다르게 작심 발언을 하고 나섰다.
살라는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내 마지막 올드 트래퍼드 원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까지 내게 재계약과 관련한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올해가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시즌이 끝난 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지켜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간 신중했던 살라의 모습과 다른 깜짝 발언이었다. 살라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많은 추측성 보도가 나왔을 때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한 뒤 공개적으로 리버풀을 압박하고 나섰다.
살라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 갈 것이라는 이적설에 계속 휩싸이고 있다. 살라가 이집트 출신으로 이슬람교를 믿고 있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누구보다 그의 존재를 환영하기 때문이다. 살라 역시 말년에 큰 돈을 마지막으로 벌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중동의 빅클럽으로 가는 것이다. 리버풀 역시 살라를 이적료 받고 팔 수 있는 길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통해 열린 셈이었다.
하지만 이적료를 받고 팔 수 있는 이번 여름이적시장에 살라는 흔들리지 않았고 결국 마지막 시즌을 맞았다. 살라는 일단 자신의 의사를 몸으로 표현했으니 이제 리버풀이 화답해야 하는 것은 맞다.
관건은 살라의 연봉이다. 그는 300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이다. 리버풀이 그간 재계약을 주저했던 이유는 앞으로 살라의 가치가 300억원 짜리는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최근 살라 거취를 거론하면서 "답은 간단하다. 살라의 연봉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리버풀은 아마도 살라가 연봉을 다소 낮춰 재계약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이징 커브'를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살라가 돈에 큰 관심이 없고 리버풀 구단의 성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리버풀 관련 소식을 다루는 리버풀 지역지 '리버풀 에코'는 "살라는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에 대해 관심이 없다. 그는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했다.
재계약과 관련된 살라의 태도는 다른 선수들이 보고 적용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 특히 팀에서 대체하기 힘든 에이스라면 더욱 그렇다. 악용하는 건 아니지만, 구단에 압박을 주는 발언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한다.
살라와 동갑인 손흥민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 역시 내년 6월에 계약이 끝나기 떼문이다. 다른 점은 토트넘은 손흥민을 1년 더 쓸 수 있다는 연장 옵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2026년 6월까지는 손흥민을 활용할 수 있고, 그렇다면 내년 여름에 이적료를 받고 다른 팀으로 보낼 수 있다는 얘기까지 하지만 정확히 발표된 것은 아직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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