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옆에 딱 붙어준 자동차들…태풍 덮친 이 나라 무슨 일
3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평가되는 태풍 '야기'가 베트남을 강타했다. 이런 가운데 오토바이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들이 오토바이 곁에 딱 붙어 운행하는 모습이 화제다.
9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시경 베트남 하노이시 낫탄 다리에서 트럭 등 차량들이 다리를 건널 때 오토바이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긴 줄을 지어 바람을 막아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오토바이 운전자 A씨(29)는 당시 강풍 속에서 약 1시간 동안 운전해 간신히 귀가했는데, 낫탄 다리를 지날 때 바람을 막아준 자동차 운전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낫탄대교는 하노이의 홍강을 횡단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장교로 총 길이가 8.3㎞에 이른다.
하노이 타이호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이날 아침에도 평소처럼 출근했다. 그러나 정오가 가까워지자 태풍의 영향으로 기상이 악화되면서 회사 측은 모든 직원을 일찍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A씨가 낫탄 다리를 건널 때 바람이 갑자기 거세졌다. 그가 탄 오토바이를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였다. 그는 “이 길은 제가 수년 간 매일 출근하던 길인데 이렇게 강한 바람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때 지나가던 트럭 한 대가 바람을 막아주려는 듯 A씨 오토바이 곁에 서서 천천히 운행했다. 그러자 뒤따라오던 오토바이들이 재빨리 A씨 오토바이 곁으로 다가왔다. 이후 다른 차량 운전자들도 트럭처럼 오토바이를 위해 바람을 막아주려 줄지어 섰다.
A씨는 “그때 정말 감동적이었다. 감사의 글을 쓰려고 번호판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다”며 “도와준 차량 운전자들이 아니었다면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어떻게 다리를 건널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근처 아파트 거주민 B씨는 “아파트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어서 길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걱정이 많이 됐다”며 “그때 오토바이가 다리를 건너는 것을 돕고 있는 자동차와 버스들을 보며 감동했다”고 밝혔다.
한편 태풍 야기는 7일 오후 1시경 최대 풍속 시속 166㎞로 베트남 북동부 꽝닌성 해안에 상륙했다. 이로 인해 최소 5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최소 299명이 다쳤다.
수도 하노이에선 나무 수천 그루가 뿌리 째 뽑히고 전봇대가 쓰러졌다. 또한 지붕과 간판이 날아가고 주택 다수가 파손되는 등 도시가 아수라장이 됐다. 하노이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됐으며, 꽝닌성·타이빈성 등에서는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베트남 기상청 관계자는 “야기는 지난 30년 간 베트남에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력했다”고 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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