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건넨 최재영 수심위도 열린다…김 여사 처분 미뤄지나

2022년 5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 기념 국빈 만찬 당시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 사진 서울의소리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최재영 목사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소집된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9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최 목사가 신청한 안건을 대검찰청 수심위에 부의하기로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해 지난 6일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 권고를 결정한 수심위와는 별도의 절차다.

최재영 목사는 앞서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는 자신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수사에 대해 수심위 개최를 요구했다.

이에 검찰시민위는 9일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최 목사가 제기한 수심위 개최 여부를 논의했다. 최 목사 측은 김 여사에게 건넨 명품백 등 선물이 직무관련성이 있고 청탁의 대가였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특히 5월 검찰 조사에서 ‘명품백 선물은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적극적으로 진술하지 않은데 대해 “검찰이 직무관련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먼저 이야기를 해서 소극적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유도신문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결정에 따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처분도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최 목사가 명품백을 건넨 당사자인데, 이를 수령한 김 여사 사건을 먼저 종결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아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먼저하게 되면 최 목사의 수심위가 내놓게 될 결론이 무의미해진다”며 “최 목사의 수심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이 어려워진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의 임기 만료 전 사건 처분 역시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총장의 임기는 오는 15일까지다. 임기 내 처분을 위해선 닷새 안에 수사심의위원 구성, 수사팀과 신청인의 의견서 제출, 수심위 개최 등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김 여사 사건 처분 시점을 묻는 기자들을 향해 “수심위 회부 결정을 방금 들었다. 내부 검토를 충분히 거친 뒤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대검도 “최 목사에 대한 수심위는 규정에 따라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김 여사에 대한 별도 처분 문제에 대해선 내부 검토중”이라는 입장을 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