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결자해지' 해달라"…의대 교수 3명, 삭발 이어 단식 돌입

충북대와 강원대,고려대 의대 교수 3명이 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의대 본관 앞에서 2025학년도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삭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평재 고려의대 비대위원장, 채희복 충북대의대 비대위원장, 김충효 강원대의대 비대위원장. 프리랜서 김성태

━

“내년 의대 정원 철회해야 전공의 돌아와”

전국 의대 교수 3명이 대입 수시 모집 첫날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촉구하며 삭발에 이어 단식에 돌입했다.

채희복 충북대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충효 강원대의대 비대위원장, 박평재 고려의대 비대위원장은 9일 충북대 의대 본관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 교수 3명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철회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충북대 의대 본관 첨단강의실에서 오는 13일까지 진행한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대통령이 의료대란 사태를 결자해지 해달라”며 “정부는 비대위 출범 후 6개월간 지속해서 요구해 온 내년 의대 증원 철회를 받아들이고, 과학적 근거에 따라 2026년부터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정부가 정한 내년 의대 정원은 ‘불법’이라고 했다.

이들은 “정부가 지난 8월 14일 발표에서 ‘의대 정원은 법적으로 2년 전 확정돼야 하기 때문에 2026년 의대 정원도 이미 확정됐다’고 말함으로써 지난 2월 발표한 2025년 의대 증원이 불법임을 시인했다”며 “내년 의대 정원을 취소해야만 전공의와 학생이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충북대와 강원대, 고려대 의대 교수 3명은 9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의대 본관 앞에서 2025학년도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삭발을 한 뒤 첨단강의실에서 오는 13일까지 단식을 이어간다. 프리랜서 김성태

━

수시 첫날 단식 투쟁…“내년 정원 불법”

교수 3명은 삭발식에 앞서 전공의 복귀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내년 의대 정원 철회’를 거듭 강조했다. 김충효 교수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취소된다 해도 전공의와 학생이 병원과 학교로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적어도 내년 의대 증원이 취소돼야 그때부터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원 백지화가 전제되지 않은 여야의정협의체는 현재로써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단식 투쟁 후 사직 의사도 밝혔다.

채희복 교수는 “교육부 장관은 9월 9일(수시 모집 개시)이 지나가면 더 돌이킬 수 없고, 의사들도 투쟁 동력을 잃고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인턴과 전공의 없이 교수들 힘으로 7개월간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지켜왔다. 이제는 물리적으로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박평재 교수는 “밤새 응급 간이식 수술 뒤 외래를 보고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며 “여태껏 정치적 이득 때문에 의료 현장을 지킨 게 아니다. 환자를 보살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전공의와 학생이 다시 교육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병원에) 남았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대학은 9일부터 의과대학을 포함한 2025학년도 대입 수시 원서를 접수한다. 이번 수시에서 39개 의대에서 3118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정원 외를 합한 올해 39개 의대 총 모집인원(4610명)의 67.6%에 해당한다. 비수도권 26개 의대는 ‘지역인재 선발 확대 방침’에 따라 수시 지역인재전형으로 1549명을 선발한다. 이는 의대 전체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1913명)의 81% 수준이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