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응급실 의사 블랙리스트' 유포에 "용납할 수 없는 범죄"

유창재 2024. 9. 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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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병·의원 일평균 7931곳 문열어... 진찰료 가산율 30%→50%로 한시 인상

[유창재 기자]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 문 여는 의료기관, 추석 연휴 대비 비상진료 건강보험 지원방안, 응급의료 현황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 보건복지부
응급실 의사 부족으로 '뺑뺑이 사망'까지 벌어지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블랙리스트'까지 등장한 것을 두고, 정부가 "이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을 위축시키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엄단하기로 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현재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아카이브 형식의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가 진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분들의 사기와 근로 의욕을 꺾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 실장은 "일부 군의관은 이런 사건으로 말미암아 대인기피증까지 겪으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며 "정부는 이들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이와 같이 의료 현장에서 성실히 근무하시는 의사들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협조하여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도 "이 아카이브 사이트로 나간(유포된) 것은 수사 의뢰는 이미 했다"면서 "이번에 문제된 건은 최근 업데이트된 부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업데이트된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에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경찰에서 적극 수사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조만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 전임의 등 개인정보가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이트인 '감사한 의사'에 응급실 부역 코너가 만들어졌는데, 이 코너에는 "군 복무 중인 와중에도 응급의료를 지켜주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응급실에 파견돼 근무중인 군의관으로 추정되는 의사들의 실명이 공개됐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 문 여는 의료기관, 추석 연휴 대비 비상진료 건강보험 지원방안, 응급의료 현황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 보건복지부
이에 앞서 정윤순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오는 추석 연휴(14~18일) 문을 여는 의료기관과 비상진료건강보험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가 각 시도에서 신청받은 결과,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 문 여는 당직 병·의원은 잠정적으로 일평균 7931개소로 예상 집계됐다. 이는 2024년 설 연휴 당직 병·의원이 일평균 3643개소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준이다.

날짜별로 보면, 연휴 첫날인 ▲14일 2만7766곳 ▲15일 3009곳 ▲16일 3254곳 ▲추석 당일인 17일 1785곳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3840곳의 병·의원이 문을 열 예정이다. 지난 설 당일에 1622곳의 병·의원이 문을 열었던 것에 비교하면 이번 추석 당일은 약 10% 증가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정 실장은 "당일을 제외하고도 2024년 설 연휴 4일 중 단 2일간 3000개소 이상 의료기관이 문을 열었던 데 비해 이번 추석 연휴에는 당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3000개소 이상의 당직 병·의원이 운영된다"며 "추석 연휴 동안 날짜에 따라 문 여는 의료기관 수에는 변동이 있습니다만, 그중 응급의료기관 및 시설은 매일 똑같이 전국 518개소가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말씀드린 수치는 현재까지의 신청에 의해 집계된 잠정치로 일정 부분 변동 가능한 점도 유념 부탁드린다"는 당부와 함께 "추석 연휴기간 동안 문을 열 의향이 있음에도 운영 신청을 못 한 의료기관의 경우 지자체를 통해 추가 신청해 주시기 바란다"고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이어 정부의 건강보험 수가를 통해 지원과 관련해 추석 연휴에 문 여는 의료기관과 약국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그간 병·의원 진찰료와 약국 조제료는 공휴일 수가 가산율을 30%로 적용해 왔으나 올해 추석 연휴 동안은 한시적으로 해당 가산율을 50% 수준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추석 연휴기간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전문응급의료센터의 전문의 진찰료도 추가 인상한다. 연휴 전후 2주간 현재 비상진료체계에서 이루어지는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150% 가산에 추가 100%를 더해 비상진료 이전의 3.5배 진찰료를 지급한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 문 여는 의료기관, 추석 연휴 대비 비상진료 건강보험 지원방안, 응급의료 현황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 보건복지부
또 응급실 내원 24시간 이내에 시행하는 중증·응급수술에 대한 수가를 인상하기로 했다.

정 실장은 "올해 2월부터 후속진료 역량 강화 차원에서 기존 대비 2.5배 수준의 수가를 지급했다"며 "올해 추석 연휴 전후 2주간은 추가로 50%를 가산하여 기존 대비 3배의 수가를 지급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응급실 외래환자 진찰료 지급을 일반응급의료시설까지 확대하고 수가도 추가 인상한다. 당초 응급의료센터까지만 지급하던 외래환자 진찰료를 올해 3월부터 전국 229개소의 지역응급의료기관까지 확대해 지급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이번 추석 연휴 동안은 경증환자를 더 원활히 분산할 수 있도록 외래환자 진찰료 지급 대상을 전국 112개소의 일반응급의료시설까지 확대한다.

끝으로, 최근 지정한 코로나19 협력병원에 대해 확진환자 입원 수용 시 20만 원씩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정부가 지정한 발열클리닉 108개소에 대해서도 야간 및 휴일진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 실장은 "이는 코로나19 환자분들이 동네 협력병원과 발열클리닉에서도 원활히 진료받으실 수 있도록 조치하여 추석 연휴기간 응급실의 부담을 최대한 경감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외에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시행 중인 비상진료체계 건강보험 지원방안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지난주 우선 파견한 군의관 15명에 대해 업무 또는 기관을 변경하여 재배치하기로 했다. 이날(9일)부터 235명의 군의관이 파견되는데, 의료기관 피로도와 군의관의 의사를 고려하여 우선 150여 명을 파견하고 나머지 인원은 이번주 내 순차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오는 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을 추석 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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