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정호연·엄지성…승리가 우선이지만 세대교체 위한 실험도 과감해야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승리가 우선이다. 그러나 세대교체를 위한 실험도 병행돼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한국은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고, 오만은 이라크에 0-1로 패했다.
지난 경기 한국은 충격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홍 감독이 실질적으로 전술을 입힐 시간이 부족했음을 감안하더라도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팔레스타인에 무득점으로 비긴 건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한국은 팔레스타인의 두 줄 수비와 세트피스 공격에 고전하며 좀처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에는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통한 결정적 득점 기회가 만들어졌으나 후반 15분 이강인이 슈팅을 골문 위로 날리고, 후반 42분 손흥민이 골키퍼를 제치고 시도한 슈팅마저 골대에 맞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지난 경기에서 대표팀이 노출한 또 다른 문제는 선발진의 고령화였다. 이날 선발로 나선 11명의 평균 연령은 30.4세였다. 3차 예선 1차전에서 한국보다 높은 평균 연령을 기록한 나라는 쿠웨이트(31.1세)뿐이었다. 이들이 승리를 가져왔다면 세대교체는 장기적으로 해결할 문제로 남았겠지만, 이번 무승부는 대표팀의 세대 교체 시점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다음 경기에서는 보다 어린 선발진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홍 감독은 오만 원정을 앞두고 "변화가 조금 있을 거다. 줘야할 것 같다"며 "상대가 내려선다고 하면 우리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남은 기간에는 관련한 훈련을 하려 한다. 팔레스타인전은 시간이 부족했다"며 지난 경기는 자신의 전술보다 기존 대표팀의 모습이 더 짙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홍 감독이 오만과 경기를 자신의 전술로 나서는 진정한 첫 경기라고 발언했다 봐도 무방하다.
이강인이 교체되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선발진 평균 연령도 줄어들 것이다. 오만전에서 특히 실험해봐야 하는 포지션은 최전방과 중앙 미드필더다. 센터백 조합도 이한범을 넣는다면 젊은 피를 수혈할 수 있겠지만, 승리가 절실한 경기에서 실전 감각이 다소 무딘 이한범을 기용하는 건 도박수에 가깝다.
최전방에는 주민규 대신 오세훈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오세훈은 팔레스타인전에도 후반 교체 출장해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오세훈이 스트라이커로서 타겟맨을 맡아 공중 경합을 하며 연계를 도왔기 때문에 후반에 보다 좋은 기회가 많이 나올 수 있었다. 이강인, 손흥민 등과 호흡이 좋은 점도 가점 요소다. 게다가 홍 감독은 울산HD 시절에도 주민규를 다른 스트라이커와 번갈아 선발로 기용하며 체력을 안배해왔다. 마치다젤비아에서 회복한 경기력을 대표팀에서도 엿보인 만큼 오만전 선발을 기대해볼 만하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정호연이 출전을 노려볼 만하다. 지난 팔레스타인전에는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정우영과 박용우가 뽑힌 데다 홍 감독이 빌드업 중심으로 여기는 포지션이 수비형 미드필더인 만큼 정호연이 선발로 나올 확률이 냉정히 말해 높지는 않다. 그럼에도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가 수비형 미드필더이며, 정호연이 올 시즌 광주FC에서 비교적 낮은 위치에서 빌드업하는 데에도 능력을 보여준 만큼 월드컵까지를 염두에 두고 정호연을 과감히 선발할 필요성도 있다.
엄지성이나 양민혁 등 2선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손흥민, 이재성은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지만 서서히 체력을 안배해줘야 하는 나이대로 접어들고 있다. 손흥민이 에이스라고 무작정 풀타임 기용하는 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 생활에 좋지 않다. 어느 때보다 2선 자원이 풍부하다고 여겨지는 이때, 과감한 교체를 통해 윙어나 공격형 미드필더를 여럿 실험할 필요가 있다.
오만과 경기는 홍 감독 입장에서나 대표팀 입장에서나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세대 교체는 승리를 위해 뒤로 미룰 일이 아니라 당장 실행해야 할 과제다. 홍 감독 스스로 변화를 예고한 만큼 세대 교체를 통해 승리까지 가져온다면 경기 내적인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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