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70년 넘어 100년 역사 잇는 대학 미래 만들 것”
대구대학교가 2026년 개교 7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2022년 7월 취임해 임기 반환점을 돈 박순진 대구대 총장은 지난 2년간 미래 유망학과를 신설하고, 신입생 충원율을 100%에 근접하게 끌어 올렸다. 또 2000명이 넘는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대형 국고 지원사업 선정 통해 대학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충했다. 대구대는 앞으로 디지털 대전환에 따른 전공·교양교육 혁신, 글로컬대학30 재도전, 도심 학습공간 조성 등을 추진하며 개교 70주년을 재도약의 기점으로 삼고 100년 역사의 초석을 쌓는다는 계획이다.
박 총장은 지난 2년 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성과 중에서도 학과 구조개편은 단연 돋보인다는 평가다.
박 총장은 취임 직후 지난 2년간 16개 학과(전공)에 대한 신입생 모집중지를 단행했다.
총장 취임 당시 학과 구조개혁은 대학의 시급한 과제였다. 통상적으로 총장 취임 후 대학 비전 및 슬로건 등을 새로 정하는 등 적응 과정을 거치지만, 그는 그럴 여유조차 없이 그 해 있을 입시를 위해 바로 학과 구조개편에 즉시 돌입했다.
박 총장은 지난 2015년에 기획처장을 역임하며 학과 구조개편을 추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오랜 기간 축적해 온 학과 평가 데이터를 기반해 본부 주도의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진행했다. 대학의 근간을 이루는 학과 체제를 바꾼다는 것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지만, 장기적으로 대학의 미래를 위한 길을 과감히 택했다.
대구대는 단순히 학과 수를 줄이는 수세적인 방식의 학과 구조개편에 그치지 않았다.
미래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2년간 미래 유망학과를 8개 과감히 신설했다. 지난해에는 크리에이터 특성화 3개 학과(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광고PR전공, 웹툰영상애니메이션학부 웹툰전공, 게임학과)와 보건의료안전 특성화 3개 학과(보건의료정보학과, 소방안전방재학과, 응급구조학과)를 신설했다.
올해는 공공안전학부(공직법무전공), 스포츠헬스케어학과를 신설해 내년에 새롭게 문을 연다. 또 경쟁력 있는 특성화 학과에 대한 학생 정원을 늘려 입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학과 구조개편의 결과는 괄목할 만하다. 신설 학과 대부분은 신입생 등록률이 거의 100%를 기록했으며, 2년 전 80% 초반에 머물던 신입생 등록률은 2년 만에 97.6%를 기록하는 등 반전을 이뤘다. 정원이 늘어난 특성화 학과에 대한 학생 충원도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2년간의 신속히 진행된 학과 구조개편에 따른 후속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모집중지 학과 학생을 위한 수업권 보호를 위해 특별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교원의 신분 안정을 위한 소속전환에 관한 규정을 정교화하는 등 사후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 성과도 눈부시다.
대구대에는 현재 기준으로 2062명의 외국인 유학생(한국어어학연수과정, 학부과정, 대학원과정 포함)이 공부하고 있다. 이는 대학 역사상 가장 많은 외국인 유학생 숫자이며, 경산 하양에 위치한 지역 대학 대비 월등히 높다.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아시아 국가 학생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부초청 장학생(GKS, Global Korea Scholarship)으로 대구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수 외국인 유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주관하는 GKS 장학생 수는 2020학년도까지 9명(학부 4명, 대학원 5명)에 그쳤으나, 2021학년도에 23명(학부 11명, 대학원 12명), 2022년 37명(학부 11명, 대학원 26명), 2023학년도 42명(학부 11명, 31명), 2024학년도 44명(학부 13명, 대학원 31명)으로 증가했다. 또 올해 경상북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북형 초청 장학제도(K-GKS)로 대구대가 지역 대학 중 가장 많은 12명을 유치하며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부는 한류의 영향으로 국내 대학에서 학위 과정이나 어학연수를 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올해 처음으로 20만 명을 돌파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캠퍼스의 글로벌화는 물론 정원 외 수입을 증가시켜 대학 재정 안정화에 기여한다.
박 총장은 지난 8월 미국 자매 대학인 머레이주립대학(Murray State University)에 방문했을 때 한국 유학에 대한 미국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외국인 유학생의 수업 편의 개선을 위해 강의실에 실시간 자막 통역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는 등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경상북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의 현장실습 및 취업 연계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업 이후 취업을 통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대형 국고지원사업 유치실적도 눈길을 끈다. 대형 국고지원사업 유치는 대학 성과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대구대는 주요 국고지원사업에서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국 6개 대학만이 선정된 대구·경북 유일의 ‘창업중심대학’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막대한 사업비 규모는 물론 학생들에게 훌륭한 경험이 될 수 있는 창업의 기회를 재학생들에게 장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큰 사업이다. 대구대는 이 사업을 통해 5년간(2022~2026) 375억원을 지원받아 지역특화 우수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한 스타트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재학생에게 다양한 창업 기회가 열어주고 있다.
대구대는 교육부의 주요 국고지원사업인 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대구대는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혁신지원사업 Ⅰ유형(일반재정지원) 성과 평가에서 교육혁신 성과 및 자체 성과관리 영역 모두 A등급을 받으며 올해 총 8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는 지난 2019년부터 진행돼 온 이 사업에서 대구대 자체적으로 최대 규모의 사업비를 확보한 것으로 그동안 대학이 추진해 온 교육혁신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첨단 분야 정부지원 사업 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전국 7개 대학(강원대, 대구대, 숭실대, 서울대, 조선이공대, 중앙대, 포항공대)이 컨소시엄을 이뤄 시스템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반도체 설계 분야 신병훈련소 사업인 ‘첨단산업 인재 양성 부트캠프’ 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대구대는 앞으로 5년간 총 75억 원을 지원받아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조성한다. 또 대구경북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으로 진행되는 지역혁신 친환경배터리사업에 참여해 이차전지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밖에 대구대는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3.0사업) 240억원 ▲IPP형 일학습병행제 사업(첨단산업 아카데미사업 포함) 83억원 ▲고용노동부 취업지원사업(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거점형 운영대학 / 대학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사업 / 고교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 사업) 67억원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 사업 26억 원 등 탁월한 국고지원 사업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2년은 디지털 대전환에 포커스를 맞춘다.
지금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다. 지금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 환경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는 이미 20년 전 예견되어 있었던 바다. 진짜 위기는 디지털 대전환과 같은 급격한 사회 변화에서 오고 있다. AI교과서 도입 등 교육 현장은 디지털 대전환이란 소용돌이 속이 있으며, ‘지식 전달’이라는 대학의 전통적인 역할도 흔들리고 있다. 이에 앞으로 대학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박 총장은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해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퍼리스(Paperless) 행정을 한 사례로 들 수 있다. 박 총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는 종이로 된 출력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모든 보고를 출력물이 아닌 전자파일로 보고 받고 있으며. 회의 상에서 출력물을 최소화하고 있다. 총장이 보고받는 방식을 바꾸자 처실장, 팀장 등도 종이 보고서가 아닌 태블릿PC를 들고 다니기 시작했고, 팀원들도 뒤따르고 있다. 교직원의 업무 방식 변화를 위해 최근 직원회의에서 챗GPT 활용 관련 특강을 여는 등 교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이 변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고 있다.
그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맞는 전공 및 교양 교육과정 개편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전공 교육에서는 전공 간에 세워진 칸막이를 없애고 융합적 교육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창업’을 접목한 교육혁신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대구대는 대구·경북 지역 유일의 창업중심대학으로, 이 사업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창업 관련 경험을 쌓고, 도전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있다. 또 교육과정으로는 디지털 교육 역량을 확충하기 위해 반도체, 배터리, IT 등 관련 학과 교육과정 운영은 물론,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 등 정부지원사업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첨단산업 분야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교양교육에서는 ‘체육’ 교육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박 총장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오히려 필요한 교육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지·덕·체’의 전인교육을 강조한다. 그중 체육 활동은 심신 단련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역량, 사교성, 타인 배려 등 사회 구성원으로 필요한 인성과 역량을 함양한다.
특히 디지털 기기에 매몰된 학생들에게 체육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40년 만에 초등학교 1,2학년에 체육 과목이 부활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대구대는 체육 교육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학생들이 이수해야 할 균형교양에 ‘여가·체육’ 영역을 추가했으며, 캠퍼스 내 체육, 레저 활동을 위한 시설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글로컬대학30’ 사업에도 재도전한다.
대구대는 초대형 국고지원사업인 글로컬대학30 사업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대구대는 지난해 인근 대학들과 연합대학 형태로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 대학들이 힘을 합쳐 ‘연합대학’이란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성과도 있었지만, 사업 선정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올해는 대학 사정으로 사업에 지원하지 못했고, 내년 도전을 위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대구대는 글로컬대학30추진단을 새롭게 꾸렸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본질적으로 대구대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와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를 잘 고민해 앞으로의 사업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학생 통학시스템 개편 및 도심 학습공간 조성에도 노력한다.
올해 말 도시철도 1호선 하양역이 개통된다. 이 도시철도 연장구간은 학생 통학과 교직원 출퇴근을 위한 필요성이 높았고, 수년간의 공사 끝에 하양 연장구간 개통을 앞두고 있어 기대가 크다. 이와 함께 대구도시철도 영천 금호 연장사업도 올해 초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대는 영천 금호 연장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지자체 등과 긴밀해 협력해 나간다.
또 대구대는 하양역 개통에 맞춰 학생들이 하양역에서 캠퍼스 안까지 편리하게 오갈 수 있도록 통학버스 개편을 과감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2학기 개강 첫날 박 총장이 통학버스를 타고 출근하며 학생들을 만난 것도 통학버스 시스템을 과감하게 개편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번에 새로 개통되는 하양역 구간은 물론 기존 통학버스 구간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통학 불편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는 도시철도와 미래형 모빌리티를 연계한 혁신적인 방안까지 구상해 추진할 계획이다.
대구대는 앞으로 캠퍼스의 미래 지향적 재구조화를 통해 대학 경쟁력을 키울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대학들이 겪는 변화 중 하나는 캠퍼스 형태의 다양화이다. 과거 우리나라 대학들의 캠퍼스는 시내 외곽 지역에 다수 학과를 한데 모은 종합 캠퍼스 형태를 갖추고 있었지만, 근래에 생겨난 미네르바 대학 등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대학들은 캠퍼스를 도심에 소규모로 두거나 여러 나라에 캠퍼스를 설치하며 원격으로 수업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캠퍼스의 변화는 IT 혁신과 인구 구조, 산업적 지형의 변화 등에 기인하며, 대학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방식이 급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캠퍼스 다변화를 위해 도심 학습공간 조성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대학 경쟁력을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박 총장은 “개교 70주년은 대학의 지난 10년의 성과를 정리하고 새로운 10년의 청사진을 밝힐 좋은 기회다. 대구대는 최근 개교 7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 발족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이 위원회는 대학이 가진 인적 역량을 총결집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과거에 학교 법인과 대학을 이끌었던 법인 이사장, 전 총장 등을 비롯해 앞으로 대학을 이끌어 갈 학내외 모든 주체를 총망라해 꾸리겠다. 그러한 인적 기반을 바탕으로 개교 70주년을 넘어 100년 역사를 잇는 대학의 새 미래를 다 함께 그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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