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는 없다”…김용현 국방, 첫 현장지도서 ‘무관용 원칙’ 재확인

이근평 2024. 9. 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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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 군사대비태세 현장점검에 나서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과 ‘선조치·후보고’로 요약되는 대북 무관용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유사시 확전도 불사하고 응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 자체가 억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9일 해병대 제2사단을 찾아 해병대 장병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국방부

김 장관은 9일 오전 해병대 제2사단을 찾아 “우리 군이 두려워할 것은 적이 아니라, 국민”이라며 “적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우리 군이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에게 자비는 없다”며 “적이 도발한다면 즉·강·끝 원칙 아래 적이 추가 도발을 할 수 없을 때까지 충분히 단호하게 응징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해병대 제2사단은 한강 하구와 해안 등에서 북한을 직접 마주하며 수도권 서북 관문의 경계를 책임진다. 해당 부대는 지난달 8일 인천 교동도 한강 하구에서 귀순자 유도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적이 있다.

김 장관의 이날 발언은 신원식 전임 장관의 대북 무관용 원칙을 계승함으로써 현장 대응의 일관성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적의 도발을 멈추는 시점은 곧 적이 항복하는 시점”이라고 즉·강·끝 방침과 선조치·후보고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고 한다.

교전규칙에 규정된 원칙대로 대응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문제까지 지휘부가 책임진다는 취지다. 군 관계자는 “대비태세의 방향성을 뚜렷하게 이끌어가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김 장관은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참석자들과 “적에게 자비는 없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6일 취임식 후 열린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도 힘에 의한 대북 억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당시 “싸워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쟁이 나지 않도록, 도발을 할 수 없도록 억제하는 게 우선”이라며 “압도적인 능력, 태세, 의지를 갖춰 적이 도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장병 처우 개선도 약속했다. 그는 “앞으로 초급간부 등 장병 여건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봉급 인상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중·소위와 대위·상사 봉급 인상률을 각각 6%, 5%로 실현하겠다는 게 김 장관의 우선 공약이다. 현재 평일 2만원, 휴일 4만원인 당직근무비를 소방 등 유사 직종과 같은 5만원, 10만원 수준으로 올리고 올해 100시간으로 확대된 경계부대 군인의 시간외 근무수당 인정시간을 향후 200시간으로 늘리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김 장관은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여러분의 긍지와 자부심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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