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 위한 살인”…일본도 살인 피의자父 댓글, 결국 차단

서울 은평구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같은 아파트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살해한 30대 남성 백 모씨가 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살인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일본도 살인사건’ 피의자 백모씨의 아버지가 아들의 범죄를 옹호하는 댓글을 남겨 논란인 가운데, 네이버 정책에 따라 백씨 아버지는 더 이상 댓글을 달 수 없게 됐다.

서울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피해 유가족은 지난 4일 오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백씨 아버지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백씨의 아버지는 일본도 살인사건 발생 후 관련 기사에 아들을 옹호하는 댓글을 달아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주로 네이버에 올라온 관련 기사에 “(아들이) 자기 자신을 던지고 대의를 위해 (살인을) 했다” “범행의 동기가 사익이 아닌 공익이라면 국가는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 “건강한 청년이 왜 자신을 희생하고 살인했을까. 한반도 전쟁을 일으키려는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기 위함이었다” 등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에 따르면 백씨 아버지는 유족 측에게 고소당한 다음날인 5일부터 지난 8일까지 “쌍방과실이다” “피의자 부친은 신상공개 위험에 직면했다”는 취지의 댓글 32개를 추가로 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8일 오후 “피해자가 욕을 해서 화가 나 살해했다”는 취지로 단 댓글을 끝으로 더이상 댓글을 남길 수 없게 됐다.

이날 네이버에서 백씨 아버지의 계정 프로필에는 ‘이용제한’이라는 글자와 함께 ‘운영 규정에 따라 댓글 이용이 제한된 상태입니다’라는 안내가 표시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부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욕설, 비속어 등 다른 이용자에게 불쾌감을 야기하는 등의 댓글의 게재를 중단할 수 있는 운영 정책을 시행 중이다. 아울러 위반 내용에 따라 1일, 7일, 30일 또는 계속 정지 등 뉴스 댓글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백씨는 지난 7월29일 오후 11시22분쯤 서울 은평구의 아파트 단지 앞 정문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약 120㎝ 길이의 일본도를 이웃 주민 40대 남성 A씨에게 여러 차례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백씨는 한 시간 만에 집에서 긴급 체포됐다.

백씨는 재직 중이던 회사에서 약 3년 전 퇴사한 뒤 정치·경제 기사를 섭렵하다 중국 스파이가 대한민국에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져 A씨를 스파이라고 생각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3일 구속기소 된 백씨는 법원에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