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뺏지 말고 한국 걸로 주세요"...에레디아의 진심, 타격왕보다 5위 원한다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팀의 가을야구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타격에서 맹타를 휘두른 것은 물론 수비에서 슈퍼 캐치까지 선보이며 게임을 지배했다.
에레디아는 지난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5차전에 4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전,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SSG의 11-6 완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에레디아는 SSG가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들어선 첫 타석부터 특유의 센스를 발휘했다. 롯데 선발투수 찰리 반즈와 내야진을 당황하게 만드는 기습 번트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에레디아는 두 번째 타석에서도 제 몫을 해줬다. SSG가 3-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3루에서 최정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를 기록했다.
기세가 오른 에레디아는 SSG가 6-0으로 앞선 6회초 2사 1루에서 좌익수 옆 2루타를 때려냈다. 2·3루 찬스를 후속타자 이지영에게 연결했다. 이지영이 에레디아의 2루타에 화답하는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면서 SSG는 8-0으로 멀찌감치 달아날 수 있었다.
에레디아는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포까지 가동했다. SSG가 8-3으로 앞선 무사 1·2루 찬스에서 롯데 우완 영건 김강현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에레디아는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127km짜리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낮은 코스로 들어오자 완벽한 스윙으로 걷어 올렸다. 시즌 16호 홈런으로 스코어를 11-3으로 만들고 롯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에레디아는 수비에서도 롯데를 좌절시켰다. SSG가 5-0으로 앞선 5회말 2사 1·2루에서 롯데 손호영의 좌전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낚아챘다. 과감한 플레이로 실점을 막고 이닝을 종료시켰다.
SSG는 에레디아의 활약을 앞세워 롯데를 꺾고 6위로 올라섰다. 5위 KT 위즈를 2.5경기 차로 추격하면서 후반기 잔여 14경기에서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에레디아는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팀이 6위로 순위를 끌어올려 기쁘다. 나 혼자가 아닌 팀 전체가 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이런 순위 싸움을 할 때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즐기는 편이다. 팀 전체가 최선을 다해 가을야구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에레디아는 KBO리그 2년차를 맞은 올해 더 무서운 타자가 됐다. 122경기 타율 0.357(487타수 174안타) 16홈런 103타점 OPS 0.908로 리그 최정상급 타자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2023 시즌 122경기 타율 0.323(473타수 153안타) 12홈런 76타점 12도루 OPS 0.846의 성적을 이미 뛰어넘었다.
에레디아가 최근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SSG 구단 역사상 최초의 타격왕 등극도 가능하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타율 0.353)에 4리 차이로 앞선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다. 최다 안타는 레이예스에 4개 뒤진 2위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타이틀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에레디아는 "타격왕 경쟁은 인식은 하고 있지만 신경을 많이 안 쓰려고 노력 중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타이틀보다는 건강히 부상 없이 야구를 하면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게 현재 내게 최우선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팀원들에게는 한 번씩 경기 중 더 집중하고 포기하지 말고 으쌰으쌰 하는 말을 건넨다"며 "개인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꾸준하게 좋은 결과를 얻는 게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SSG 팬들의 열렬한 지지는 에레디아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원동력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들이 흔히 듣는 '여권 뺏어'라는 농담도 에레디아를 즐겁게 하고 있다.
에레디아는 "내 여권을 뺏기보다는 한국 여권을 (구단에서) 새로 발급해 주시면 좋겠다"고 웃은 뒤 "팬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 내가 한국에서 오래오래 뛰라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에레디아는 뛰어난 기량만큼이나 친화력도 톱클래스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팀 내 선수들이나 프런트에게는 한국 말로 깍듯하게 인사를 건넨다. 원정 경기 중 얼굴을 익힌 그라운드 키퍼들에게도 "My Friend!"라고 농담을 할 정도다.
SSG 구단 관계자는 "에레디아가 자신보다 나이 많은 선수나 프런트에게 '형님' 이라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며 "평소에는 유쾌하고 경기 중에는 누구보다 진지하다. 팀 입장에서는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고 치켜세웠다.
사진=부산, 엑스포츠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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