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백악관 은밀히 '국부펀드' 추진 중…트럼프도 찬성하는 이유
전 세계 국가들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는 미국. 정작 싱가포르 테마섹, 노르웨이 투자청,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과 같은 국가 차원의 투자기관은 없다.
이런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장벽이 높은 향후 미래 산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중국 등이 주요 원자재와 신기술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여기엔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찬성 의견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달립 싱 국제경제 담당 부보좌관 등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수개월 동안 은밀히 국부펀드 설립 계획을 마련해왔다. 두 사람은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경제 담당 전문가들과 기금 규모와 구조, 기금조달 방법과 투자전략, 안전대책 등을 연구해왔다. 이러한 계획 내용이 담긴 문서는 백악관을 비롯해 정부 내 다른 기관들에 공유되는 등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FT에 “다음 단계에서는 의회와 민간부문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부펀드는 국가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증식하고 운용하기 위해 정부가 만든 특수 투자 기관이다. 노르웨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20세기 중반 이후 석유 발견으로 막대한 부가 생긴 국가들이 대규모 국부펀드를 만들어 운용 중이다. 싱가포르 같은 국가 주도 성장에 힘써온 나라도 국부펀드 운용의 전통이 깊다.
“공정경쟁 저해”→“중국과 경쟁에 필요”
그러나 중국 등 경쟁국들이 국부펀드를 활용해 전략사업을 키우면서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이 경쟁적인 지정학적 환경에서 우위를 점하고 전략적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선 안정적이고 유연한 자본이 필요해 국부펀드를 설립하려 노력하는 것”이라며 “국부펀드를 통해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라이벌과 경쟁하기 위해 더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기업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 변화는 최근 중국, 러시아와의 경쟁이 격화하고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세계 경제에 대한 미국의 접근방식이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신설될 국부펀드는 특수 선박 제조, 핵융합, 핵심 광물 비축 등 진입장벽이 높은 부문을 투자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 전망했다.
트럼프도 “해외 관세로 국부펀드 만들겠다”
하지만 국부펀드 출범은 아직 넘어야 할 문턱이 크다. 블룸버그는 “기관 설립을 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재원 조달 능력을 두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며 “비관론자들은 미국 국가 부채가 35조 달러(약 4경 6900조원)가 넘는 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큰 재정 적자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불특정한 투자를 위해 별도의 자금을 대규모로 마련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제안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중동이 이끌어…세계 국부펀드 11조 달러 규모
글로벌SWF에 따르면 전 세계 국부펀드 중 지난해 가장 많은 액수를 투자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의 PIF(315억 달러)다. 2위는 2022년까지 6년 동안 투자 규모 1위 자리를 지켰던 싱가포르투자청(199억 달러)이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무바달라(175억 달러)와 아부다비투자청(132억 달러), 캐나다의 캐나다국민연금(94억 달러),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관리공사(73억 달러), 싱가포르의 테마섹(63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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