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음주 사고' 유족 "경찰들 솜방망이 처벌, 재심의 하라"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고급 스포츠카의 음주 사망사고 당시 미흡한 초동 조치로 문제가 됐던 경찰관들의 경징계에 대해 재심의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9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이 사고의 유족이라고 밝힌 이모씨의 청원 글 ‘전주 포르쉐 음주 사망사고 초동조치 미흡 경찰관들의 솜방망이 징계 재수사 요청에 관한 청원’이 올라와 있다.
청원인은 “전주에서 있었던 포르쉐 음주 사망사고와 관련해 미흡한 초동조치를 시행한 경찰관들의 솜방망이 징계에 대한 재심과 가해자의 조력자를 찾기 위해 통화내역 열람 및 재수사를 촉구한다”고 청원 취지를 밝혔다.
그는 “경찰관들의 솜방망이 징계가 합리적인지 의문이 든다”며 “만일 경찰이 초동 조치에 미흡하지 않았다면, 가해자는 더 높은 음주 수치가 인정됐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양형 기준은 음주 수치에 따라 형량이 부과되기 때문에 미흡한 조치가 아니었다면 검찰은 더 강력한 처벌을 구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판 과정에서 검사 또한 ‘피고인에게 위험운전치사상(일명 윤창호법)을 적용했어야 하나,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로 피고인의 음주 수치를 0.036%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의 솜방망이 처벌 결과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며 “합당한 처벌을 강력히 청원하고, 혹시나 가해자에게 어떤 조력자가 있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재수사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게시된 이 청원은 9일 오후 2시 현재 5800여명이 동의했다.
30일 동안 5만명의 동의를 받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의된다.
앞서 지난 6월 27일 오전 0시45분께 전주의 한 도로에서 A씨는 술을 마신 채 자신의 포르쉐 차량을 시속 159㎞로 몰다가 좌회전하려던 스파크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스파크 운전자 B양(19·여)이 숨지고 C양(19·여)이 크게 다쳐 지금까지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채혈하겠다’는 A씨의 말만 믿고서 홀로 병원으로 보내 음주 정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고 발생 2시간20여분이 지난 후에야 음주 측정을 했다.
경찰관들의 초동대처 소홀과 뒤늦은 음주 측정으로 포르쉐 운전자 A씨는 위드마크 공식을 통해 혈중알코올농도 0.036%라는 최소 수치만 적용받은 채 재판을 받고 있으며, 검찰은 A씨에게 7년6개월을 구형했다.
이후 전북경찰청은 성실의무 위반으로 전 여의파출소 팀장에게 경징계인 감봉 1개월을, 팀원 3명에게는 행정처분인 불문(不問)경고(당사자의 책임을 묻지는 않지만 관련 내용에 대해 경고함) 처분을 내렸으나 ‘제 식구 감싸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최종문 전북경찰청장은 지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청장 시절 징계까지 완료됐기 때문에 별도로 말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가벼운 징계가 아니냐는 외부의 시선에 일부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며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분들한테 죄송스럽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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