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통했다...동남아 확장 가속페달
[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앵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주력은 전기차인데요. 전기차 확산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고 기자. 현대차 글로벌 회사죠. 세계 곳곳에 공장과 판매법인이 있는데 인도네시아가 중요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성장 잠재력이 큰 사실상 마지막 유망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차는 지난 56년 간 전 세계에서 자동차 1억대 가량을 판매했습니다.
유럽과 북미 지역이 해외영업의 중심이었습니다. 자동차의 본 고장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이 나올 정도로 자리 잡혔습니다.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길 정도입니다.
문제는 다음 먹거리는 어디냐입니다.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까지 이런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투자가 미리 이뤄져야 합니다.
현대차가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에 본격 진출한 건 이런 고민의 결과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인구 4위 국가입니다. 인구 2억8천만 명에 평균연령이 30살에 불과합니다.
1인당 GDP는 1만3천 달러대지만 최근 5%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자동차 구매력도 커질 전망입니다.
<앵커> 큰 시장인데 2020년 진출이면 상당히 늦은 것 아닙니까. 이유가 뭡니까.
<기자> 사실 현대차 입장에서 인도네시아는 넘볼 시장이 아니었습니다. 일본차가 압도적으로 많이 팔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 돌아다니는 자동차를 살펴보니 10대 중 8, 9대는 토요타, 혼다, 스즈키 같은 일본 브랜드 차였습니다.
이 회사들이 인도네시아를 수출시장으로만 생각한 게 아니라 현지 생산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차는 이전까진 현지 딜러망을 통해서 조금씩 수출하는 식으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 본격적으로 진출했는데 인니 자동차 시장을 거의 50년 간 지배해온 일본의 영향력이 막강했습니다.
관공서나 법인택시 같은 B2B 영업도 쉽지 않았는데요. 어렵게 미팅을 잡으면 일본차 회사에서 어떻게 알고 훼방을 놓는다고 합니다.
<앵커> 여길 어떻게 뚫은 겁니까.
<기자> 현대차는 인니에서 내연기관차로는 승부를 보기가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미래를 보고 들어온 시장이기도 하고요.
전기차로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이 전략, 들어맞았습니다.
인니 정부는 대기오염 문제로 친환경차 확산이 필요했고 일본의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 위주여서 틈새를 파고들 수 있었습니다.
제도적으로는 홀짝제 면제가 컸습니다. 인니는 출퇴근 시간 자동차 번호 홀짝제를 운영하는데요. 전기차는 면제해줬습니다. 사치세 감경(15%) 영향도 있었고요.
또 요즘 말로하면 ‘힙한 이미지’라고 해야 할까요.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성능에 매료된 젊은 고객들이 많았습니다.
<앵커> 앞으로는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인가요.
<기자> 전기차 확산을 위해 생태계 자체를 강화한다는 전략입니다.
최근 민간 전기차 충전소 동맹도 꾸렸고요. 오는 11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올 상반기 기준 전기차 판매량 인니 2위인데 이렇게 되면 순위 역전도 가능할 전망입니다.
지난 7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현지 합작공장 준공식에서 “인도네시아 전기차 산업 활성화는 동남아 전체에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현대차는 인니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인근 동남아 국가도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지의 생생한 목소리는 후속 기사를 통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 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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