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범죄도시'…한인 살해 전직 필리핀 경찰, 종신형 받더니 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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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납치 및 살해한 전직 필리핀 경찰 간부가 종신형 선고 후 종적을 감췄다.
9일 연합뉴스는 "필리핀 경찰이 한인 사업가를 납치·살해한 주범 라파엘 둠라오의 형 집행을 위해 주거지 등을 수색했으나 행방이 묘연하다"고 보도했다.
지씨는 2016년 10월 18일 앙헬레스시 자택에서 둠라오의 하급자들에게 납치된 후 경찰청 마약단속국 주차장으로 끌려가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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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속 상태 유지…선고 후 행방 묘연
"대사관, 사법 공조라도 요구했어야" 비판
한국인을 납치 및 살해한 전직 필리핀 경찰 간부가 종신형 선고 후 종적을 감췄다.
9일 연합뉴스는 "필리핀 경찰이 한인 사업가를 납치·살해한 주범 라파엘 둠라오의 형 집행을 위해 주거지 등을 수색했으나 행방이 묘연하다"고 보도했다. 둠라오는 지난 2016년 한국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 씨를 납치 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전직 경찰 간부로서 과거 경찰청 마약단속국 팀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지씨는 2016년 10월 18일 앙헬레스시 자택에서 둠라오의 하급자들에게 납치된 후 경찰청 마약단속국 주차장으로 끌려가 살해됐다. 가해자들은 다음날 화장장에서 지씨의 시신을 소각하고 유해를 화장실에 유기했다. 필리핀 검찰은 수사를 통해 둠라오 등 용의자 5명을 재판에 넘겼고, 무려 6년가량 1심 재판을 진행했으나 주범 둠라오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마닐라 항소법원은 지난 6월 26일 1심 판결을 깨고 그에게 종신형(가석방이 불가능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 판사는 이례적으로 1심 판사의 '중대한 재량권 남용(여러 법적 증거 및 정황에도 불구하고 잘못 내린 판결)'을 인정하며 판결을 뒤집었다. 둠라오와 함께 범행에 가담했던 마약단속국 소속 경찰관 산타 이사벨과 국가수사청(NBI) 정보원 제리 옴랑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그러나 주범 둠라오는 당국의 체포를 피해 행방을 감췄다. 현재 필리핀은 유죄가 선고된 피고인에 대해 형 집행 전까지 불구속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게다가 둠라오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시행했던 '마약과의 전쟁'에 참여한 경찰국 내 실세였다. 이미 도주할 만한 상황이 예견돼 있었지만, 필리핀 사법당국과 한국대사관은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선고부터 집행까지 2주간 둠라오가 자취를 감추도록 도와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사관 측이 직접 개입할 순 없더라도, 신병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법 공조를 요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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