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덮친 딥페이크…범죄 발생 속도 못 따라잡는 대응책 [D:이슈]

박정선 2024. 9. 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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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뉴진스 등 소속사 강경하고 엄정한 대응 경고
"강력한 법적 제재, 플랫폼 규제도 필요"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 제작물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상의 이미지가 실제처럼 둔갑해 유포되면서 연예인 당사자는 물론 소속사와 팬들까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딥페이크 피해 연예인들은 대다수가 여성이다. 딥페이크는 정면, 측면 등 사진과 영상을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진짜 같은 합성물을 만들어 낸다. 얼굴 사진을 손쉽게 많이 구할 수 있는 연예인이 딥페이크 범죄에 취약한 이유다. 특히나 여성 연예인들을 성적대상화해 이들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물 제작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만 하더라도 블랙핑크, 트와이스, (여자)아이들, 뉴진스, 아이유, 권은비, 배우 박규영 등이 딥페이크 범죄 피해를 입었다. 이들 소속사는 딥페이크 제작물 유포 사실을 확인하고 공식입장을 통해 강경하고 엄정한 대응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뉴진스의 경우 소속사가 이미 딥페이크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일부 법원 처벌까지 이끌어낸 상태다.

물론 여성 연예인만 범죄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방송인 덱스도 지난달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당시 소속사 킥더허들 스튜디오는 “불법 도박 게임 앱 등의 광고를 진행한 적 없으며 해당 광고는 덱스가 출연했던 영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짜 영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명인을 이용한 투자 및 구매 유도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4월에는 한 업체가 공모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며 배우 송혜교, 조인성의 얼굴과 음성을 입힌 가짜 축전 영상으로 투자 유도를 한 바 있다. 이에 피해 연예인을 둔 소속사들은 각기 대응 방안을 공지하고 나섰다.

이미 몇 해에 걸쳐 피해 사례가 이어짐에도 소속사에서 그간 강경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소속사 관계자는 “여성 연예인 입장에서는 공론화시켰다가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될 수도 있고, 오히려 해당 영상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있어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최근엔 그 범죄로 인한 피해가 도를 넘어선 수준에 오면서 소속사들도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속사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더라도 처벌 수위가 여전히 낮다는 점이다. 국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허위 영상물 관련 범죄 발생 건수는 2021년에 156건, 2022년에 160건, 2023년에 180건이다. 문제는 검거 인원은 각각 79명, 78명, 100명으로 점차 증가하긴 했으나 지난 3년간 허위영상물 범죄로 검거된 257명 중 구속된 인원은 12명(4.7%)에 불과하고, 올해 관련 범죄 구속율은 2.7%로 더 낮아졌다.

이미 해외에서는 딥페이크 음란물과 관련한 법적 처벌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불법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 소지하거나 이를 일고도 수신한 사람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나왔고, 유럽의 경우 이와 함께 영상이 게시된 플랫폼 사업자에게 영상을 삭제해야 하도록 했다. 그렇지 않으면 플랫폼 운영자가 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AI 기본법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고 22대 국회에서 6건의 관련법안이 발의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딥페이크 영상, 음향 등 AI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정보를 온라인에 게재할 때 워터마크 표시 의무화를 담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표류 중이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도 불법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 유포한 사람은 물론이고 플랫폼에 직접적으로 규제와 통제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지금은 피해자가 직접 영상을 찾아서 삭제 요구를 하고,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딥페이크로 인한 피해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수위 높은 법적 제재가 갖춰져야 한다. 무엇보다 이 영상물들이 게시되는 플랫폼의 적극적인 협조와 적절한 규제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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