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비상인데… '응급실 근무 의사' 블랙리스트 나왔다

정혜정 2024. 9. 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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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의정 갈등으로 전국 곳곳 병원의 응급실 운영이 과부하가 걸린 가운데 지난 8일 긴 추석연휴를 앞두고 의료 공백에 대한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새벽 대전의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한 119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응급실로 급히 이송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추석 연휴 응급실 과부하가 우려되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의료계 블랙리스트가 등장했다.

9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사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한 사이트에 '응급실 부역'이라는 이름과 함께 응급실을 운영하는 각 병원별 근무 인원이 게시됐다.

'감사한 의사 명단'이라는 제목의 이 사이트는 운영자가 제보를 통해 확보한 의료현장에 있는 의사들에 대한 정보를 모은 뒤 매주 업데이트하는데, 최근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이 새로 올라왔다.

명단에는 '000 선생님 감사합니다.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환자 곁을 지키시기로 결심한 것 감사합니다' 식의 내용과 함께 근무 의사의 실명이 적혀 있다.

또 "복지부 피셜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데도 응급의료는 정상가동 중' 이를 가능하게 큰 도움주신 일급 520만원 근로자분들의 진료정보입니다", "인근 지역 구급대 및 응급상황에 처한 국민들에게 큰 도움 되리라 생각합니다" 등의 표현도 적혀 있다.

아울러 '군 복무 중인 와중에도 응급의료를 지켜주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응급실에 파견돼 근무 중인 군의관으로 추정되는 의사들의 실명도 공개됐다.

복지부는 이 사이트에 응급실 근무 의사, 파견 군의관·공보의 등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사실을 경찰에 통보하고 수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는 전에도 있었던 사이트로 이미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적 있다"며 "응급실 근무 군의관 등에 대한 신상정보가 악의적으로 추가된 만큼 경찰에 관련 내용을 알리고 수사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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