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심교언 국토연구원장 "재정비 방향 맞아…일률적 규제 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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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임차인들까지 보호하는 게 맞을까요."
지난 4일 국토연구원 세종청사에서 만난 심교언 국토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정책은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정부 때 특히 일률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임대차보호법을 모든 임차인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심 원장은 "어느 정부에서든 정책을 성급하게 집행해서는 안 된다"며 "예전에는 유예기간을 뒀는데 요새는 적응할 시간도 없이 바로 적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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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저출생 시대, 국토연 역할 확대
지방 간 기업, 고용인 1명당 지원해야
"글쎄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임차인들까지 보호하는 게 맞을까요."
지난 4일 국토연구원 세종청사에서 만난 심교언 국토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정책은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정부 때 특히 일률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차인의 40% 정도는 보호가 필요하다. 그러나 임대차보호법을 모든 임차인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심 원장은 "집을 사고파는데 국가가 허가해주는 토지거래허가제도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규제를 가지고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마약과도 같다"고 경계했다.
정부의 주택 정책과 관련해서는 "개발보다 재정비에 방점이 찍혀 방향성은 맞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사비가 올라 사업 진행이 어려운 곳도 많은 만큼 "공공기여를 한시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공공기여는 부동산 개발 이익을 지역사회 공공이익 증대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임대주택, 현금 등 형태가 다양하다. 개발 사업자가 인허가를 위해 도로, 공원 등의 기반·공공시설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이전하는 기부채납과 구분 없이 섞여 쓰인다. 다만 공공기여는 기부채납과 달리 법적 기준이 모호해 지역별로 상이하다. 심 원장은 "분양가를 계속 올릴 수 없으니 시장이 정상화되기 전까지 공공기여를 지역별로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물론 사업이 잘되는 곳까지 조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개발제한구역(GB·그린벨트) 해제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봤다. 대신 젊은 층을 위해 미래 자원을 끌어 쓰는 것이니 환경적 가치 등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 원장은 "어느 정부에서든 정책을 성급하게 집행해서는 안 된다"며 "예전에는 유예기간을 뒀는데 요새는 적응할 시간도 없이 바로 적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한 번에 다 하지 말고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며 "혁신도시만 해도 지방에서 한두군데 시험해보고 추후 보완해 확대하면 얼마나 좋았겠냐"고 덧붙였다.
심 원장은 지난달 28일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대학 교수를 하다가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온 그는 형평성·공정성의 무게를 크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심 원장은 소회를 밝히며 "민간의 이야기를 듣고 연구에 반영하는 등의 소통은 체질화가 된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팀별로 식사하는데 나한테 너무 연구원에만 있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어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데 있어서 ‘한 번에 무조건 다 하는 것’도 지양해야겠지만, 국민들도 좀 기다려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고령화·저출생 시대에 국토연의 역할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토연은 '국토의 균형발전과 국민 생활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1978년 설립됐다. 심 원장은 "어릴 때 환경을 바꾸는 건 굉장히 어렵다.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서 태어나는데 이들이 지방에 가겠느냐"며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지방에 정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좋은 대학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이 지방에 내려가면 법인세 혜택이 아니라 고용인 1명당 지원금을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정도 파격은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토연이 국책연구기관으로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를 선제적으로 하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연이 연간 수행하는 과제는 200개가 넘는다. 심 원장은 "취임 후에 연구원들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노력했다"며 "지식인들이 자기만족에 그치는, 아무도 보지 않는 연구가 아니라 국민에게 다가서는 연구를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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