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랑거 꺾고 PGA 투어 챔피언스 마수걸이 우승…“가장 기분 좋은 날”
양용은(52)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마수걸이 우승을 차지했다. 시니어 무대의 전설로 불리는 베른하르트 랑거(67·독일)를 연장전에서 물리쳤다.
양용은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우드 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랑거와 함께 합계 13언더파 200타를 기록했다. 이어 466야드짜리 18번 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 파를 기록한 랑거를 물리쳤다. 우승 상금은 31만5000달러(약 4억2000만원)다.
PGA 투어 챔피언스는 만 50세 이상의 선수가 출전하는 시니어 무대다. 최고령(65세10개월5일) 및 최다(46승) 우승 기록을 가진 랑거를 비롯해 비제이 싱(61·피지)과 어니 엘스(55·남아공), 존 댈리(58·미국), 최경주(54) 등 한때 PGA 투어를 주름잡았던 전설들이 왕성하게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투어는 1월 개막해 12월 폐막하고, 대회는 보통 3라운드 54홀 규모로 열린다.
양용은은 만 50세가 된 2022년부터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뛰고 있다. 그동안 71개 대회에서 준우승 2회와 3위 3차례 등 몇 번의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날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에서도 우승은 쉽지 않았다. 스튜어트 싱크(51·미국)와 8언더파 공동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양용은은 1번 홀(파4)과 2번 홀(파5)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아 기세를 올렸다. 파3 7번 홀에선 1타를 잃었지만, 바로 다음 8번 홀(파5)에서 이글을 낚아 상위권을 유지했다.
양용은은 후반에도 버디 2개를 추가해 13언더파 단독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랑거도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타를 줄여 기어코 양용은과 13언더파 동타를 이뤘다. 희비는 연장전에서 갈렸다. 랑거의 3m짜리 버디 퍼트가 컵을 외면한 반면, 양용은은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우승을 확정했다. PGA 투어 챔피언스의 한국인 우승은 2021년 9월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과 지난 7월 더 시니어 오픈을 제패한 최경주 이후 처음이다. 특히 양용은은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를 물리치고 첫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뤄내며 돌풍을 일으켰는데 시니어 무대에서도 전설적인 백전노장 랑거를 꺾어 의미를 더했다.
양용은은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뛰고 있는 3년 중 가장 기분 좋은 날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세인트루이스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는데 그 점이 우승이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승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어 “전설적인 랑거와 경기하면서 긴장을 했다. 연장전을 하면서 내 플레이에만 집중했던 점이 주효했다. 올해 전체적인 경기가 잘 풀리고 있는 만큼 남은 일정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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