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엔 인권보고서에 "극악한 반공화국 모략문서"

北 "국가 존엄 헐뜯으려는 적대세력들 책동"
구테흐스 "인권침해 가해자 조사·처벌해야"

북한은 최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명의로 발표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에 대해 "철두철미 적대 세력들이 우리 국가의 영상(이미지)을 깎아내리려는 흉심 밑에 조작한 극악한 반공화국 모략 문서·대결 문서"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 담당 부상은 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나는 유엔의 이름을 도용하여 우리 국가의 존엄과 제도를 헐뜯으려는 적대 세력들의 책동을 용납 못 할 정치적 도발이자 주권 침해행위로 준렬히 단죄 규탄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자신들의 처참한 인권 상황을 다룬 보고서가 모두 날조된 내용이라면서 유엔이 미국에 놀아나고 있다고 강변했다. 김 부상은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불순 세력들이 제공한 허위·날조 자료들을 그대로 복제한 적대적 성격의 보고서는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과 그 추종국 정부들의 손탁에 놀아나고 있음을 여실히 실증해주고 있다"고 했다. 오히려 "유엔 헌장과 보편적인 국제인권법들이 아니라 불법·무법의 미국식 인권 잣대가 기준으로 되는 유엔의 현주소는 세계의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원인의 하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을 겨냥해 "우리 인민의 인권에 대한 유일무이한 위협은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앞으로도 적대 세력들의 인권침해 행위로부터 인민의 안녕과 복리, 참다운 삶의 권리를 철저히 담보하기 위한 사명에 충실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달 하순 열릴 제79차 유엔 총회에 제출하기 위한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북한을 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의 인권침해 가해자를 조사·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