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경쟁 비용 떠넘겨 초토화"…프랜차이즈, 배달3사 횡포에 제동

프랜차이즈협회, '배달앱 사태 비대위' 꾸려
이달 공정위에 배민·쿠팡 등 불공정거래 신고
"협의 없이 과도한 수수료 인상"

"배달애플리케이션 3사가 무료배달 경쟁 비용을 가맹점에 모두 전가하면서 치킨, 피자, 족발 등 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오토바이 배달원이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나명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장(자담치킨 회장)은 9일 협회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3사의 과도한 수수료 인상 행위에 제동을 걸기로 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배달앱 3사의 수수료 대폭 인상 행위를 독과점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로 규정하고 이달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강력한 공동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그동안 개별 업주가 배달 수수료 정책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연 적은 있으나 협회 차원에서 공정위 신고 방침까지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일 꾸린 비상대책위원회에는 모두 10개 회원사가 참여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가맹점주들의 피해를 우려해 10개 회원사명을 공개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업종은 치킨 6종, 피자 2종, 족발·고기 2종으로 구성됐다.

이들이 비대위를 꾸린 것은 최근 배달3사가 무료배달 경쟁을 벌이면서 가맹점주들에게 요구하는 배달 수수료를 협의 없이 과도하게 인상했기 때문이다. 배달앱 1위 사업자인 배민은 지난달 배민1플러스(배민배달) 중개 수수료율을 9.8%로 기존보다 3%포인트 인상했다. 요기요는 9.7%, 쿠팡이츠는 9.8%다. 현재 배달3사의 시장 점유율은 96%로 사실상 3곳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가맹점주로서는 수수료 인상 정책을 거부하며 플랫폼을 떠나기는 어렵다. 이에 협회 차원에서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급격하게 몸집을 키운 배달앱 3사는 지속해서 수수료를 높여갔다. 그때마다 가맹점주들은 수수료 부담이 과도하다며 항변했지만, 배달앱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힘을 얻은 배달앱들은 수수료 인상 의지를 꺾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초 쿠팡이츠가 시작한 무료배달이 타 업체로 확산하면서 결과적으로 해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배달3사가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높이기 시작했다.

정현식 프랜차이즈협회장은 “최근 현장의 배달 수수료 부담으로 물가 인상까지 촉발되고 있으나, 배달앱 3사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는 데만 급급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비대위는 향후 많은 업체가 공공배달앱이나 자사앱 등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매달 전체 회의, 수시 분과별 회의를 열고 업계 참여 확대와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나 비대위원장은 "업계의 현 상황을 널리 알리고 이달 중 공정위 신고를 추진하는 한편, 더 많은 브랜드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비대위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