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웨이의 비결⑤]'IRA 기울어진 운동장' 거스르는 현대차 EV 3총사, 테슬라 맹추격
테슬라·현대차 점유율 격차, 매년 줄어
현대차 美 점유율 사상 첫 두 자릿수
테슬라는 50%선 위태…내년 본격 경쟁 시작
"현대차는 꽤 잘하고 있다(Hyundai is doing pretty well)."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6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남긴 말이다. 2024년 현시점에서 현대자동차에 대한 머스크 CEO의 평가는 과연 그대로일까. 테슬라의 안방인 미국 전기차 점유율 추이를 놓고 보면 머스크 CEO가 "꽤 잘하고 있다"는 말로 여유를 부릴 시간은 없어 보인다.
9일 아시아경제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의뢰해 최근 5년간 1~7월 기준 미국 전기차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테슬라와 현대차 격차는 2020년 75%포인트에서 2024년 40%포인트까지 줄었다.
올해 1~7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는 사상 최초로 두 자릿수 점유율(11.1%)을 달성하며 2위를 차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1위인 테슬라는 51.1%까지 내려왔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콕스오토모티브 자료를 보면 2분기 기준 테슬라 미국 전기차 점유율은 창사 이래 최초로 시장 절반 이하(49.5%)로 떨어졌다.
◆ 현대차 美 전기차 공장 가동…내년부터 본격 경쟁= 머스크 CEO가 해당 트위터를 올렸을 당시인 202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테슬라의 미국 내 영향력은 견고했다. 점유율 65%를 장악하고 시장 파이를 키웠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인 올해 7월 기준 테슬라 비중은 51.1%까지 떨어졌다. 대신 2위 업체인 현대차·기아(11.1%)가 테슬라가 줄어든 자리를 비집고 들어갔다.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에 이어 올해 들어선 기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9이 1만대 이상 팔린 효과가 크다.
현대차는 테슬라와의 본격 경쟁을 내년으로 정했다.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이 이르면 올해 10월 시범 가동하고 본격적으로 생산하면 시장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현재 테슬라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약 100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미국에서 판매 중인 현대차는 받지 못하고 있다. 일종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셈이다. 내년부터 미국공장 생산 전기차를 판매하면 보다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가 가능해질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력 우위도 확보했다. 두 브랜드의 동급 고성능 전기차를 비교해보면 현대차 아이오닉 5 N이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보다 모터 최대 출력, 최고 속도,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 그리고 충전 속도 측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닉 5 N 제로백은 3.4초로 모델 Y 퍼포먼스(3.7초)보다 0.3초 앞섰다. 충전 속도도 아이오닉 5 N이 18분 만에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한 데 비해, 모델 Y 퍼포먼스는 15분 내에 5%에서 55%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이는 최대 충전 가능 전력이 현대차 350㎾로 테슬라(250㎾)보다 높기 때문이다.
◆ 수소차에선 도요타 견제=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업계에서 도요타 독주를 견제하는 유일한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했고 2018년 수소전기 승용차 넥쏘를 출시했다. 2020년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양산에 성공했다.
같은 시기 도요타는 세단형 수소전기차 미라이 1세대 모델을 2014년 출시했다. 현대차에 연달아 ‘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의 타이틀을 빼앗긴 도요타는 미라이 2세대 모델(2020년 출시)을 현대차 2세대 넥쏘보다 서둘러 발표했다. 현재 판매 중인 2세대 미라이는 6년 전 모델인 1세대 넥쏘보다 스펙과 사양이 다소 앞서 있다.
현대차는 내년 5월 신형 2세대 넥쏘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한다. 신형 넥쏘에는 2.5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현행 시스템(609㎞)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진화는 수소사회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최근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지속해서 진화·발전하고 있다"며 "2.5세대 이후 3세대가 나오면 자동차뿐만 아니라 산업용 전지나 발전기 등 다른 분야에도 적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 혼다 등 일본업체도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적극 가담하는 추세다. 도요타는 BMW와 손잡고 3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은 이르면 2028년 BMW 수소전기차에 먼저 탑재된다.
혼다는 북미 수소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제너럴모터스(GM)와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올해 1월부터 미국 디트로이트 공장에서 공동개발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양산을 시작했다. 혼다는 이 시스템을 탑재한 CR-V 수소전기차 모델을 연내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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