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정찰능력 도입, 전차 교체…일본·인도 군비증강 속내는 [밀리터리 브리핑]

최현호 2024. 9. 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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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북한의 위협을 이유로 국방예산을 대폭 늘리고 있는 일본이 2025년도 방위예산으로 미화 598억 달러 규모를 요청했다. 이번 요청에는 우주에서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적 함선을 추적할 수 있는 저궤도 위성 군집과 스탠드오프 공격 능력을 위한 미사일 능력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됐다. 중국과 파키스탄과 대립하고 있는 인도도 군 현대화를 위해 노후한 T-72 전차를 대체할 신형 전차 도입을 결정하는 등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군비 증강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①일본, 우주 정찰 능력 포함한 2025년도 방위예산 요청
일본 정부가 의회에 2025년 방위예산으로 역대 최대인 8조 5389억 엔(미화 598억 달러)을 요청했다. 이것은 올해 예산보다 7.4%(8140억 엔) 늘어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예산 요청의 개요를 설명하는 문서의 앞부분에 ‘국제 사회가 전후 최대의 시련에 직면해 있으며, 새로운 위기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적시하면서 예산 증액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일본이 스탠드오프 방위능력 자산으로 꼽는 12식 지대함 미사일. 사진 일본 육상자위대


예산 지원을 요청한 주요 7개 분야는 1)스탠드오프 방위 능력, 2)통합 방공 미사일 방어 능력, 3)무인자산 방위능력, 4)영역 횡단 작전 능력(다영역 작전 능력), 5)지휘 및 통제 및 정보 관련 기능, 6)기동 전개 능력 및 국민 보호, 7)탄약ㆍ유지정비 시설의 강인화를 포함하는 지속성과 강인성이다. 그 외에 방위생산 기반 강화, 연구개발, 기지 대책 및 교육훈련비와 연료비 등도 주요 항목으로 선정됐다.

2025년 예산 요청에 새로 들어간 것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이나 적 함선 추적 등에 사용할 인공위성 군집 구축 비용 3232억 엔이 있다. 이 밖에 적 미사일 사정거리 밖에서 공격할 수 있고, 반격 능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12식 지대함 미사일 개량형 개발에 170억 엔이 배정됐고, 적의 차량 등을 공격하는 소형 무인기 도입과 불법 드론을 탐지해 무력화하는 장비 도입 예산도 마련됐다.

일본이 최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스탠드오프 방위 능력에는 12식 지대함 미사일 능력 향상형 180억 엔, 12식 지대함 미사일 함상형 개발 170억 엔, 잠수함 발사형 미사일 도입 30억 엔, 도서방어용 고속 활공탄 도입 300억 엔, 극초음속 미사일 제작 태세 확충 2569억 엔이 요청됐다. 이 외에 외국제 스탠드오프 미사일 도입과 관련하여 노르웨이 콩스버그에서 F-35를 위해 도입할 JSM 161억 엔, 미국에서 도입하여 F-15에 장착할 JASSM에도 26억 엔이 요청되었다.

영국ㆍ이탈리아와 차기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는 글로벌전투항공(GCAP)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GCAP 개발 노력이 3개국이 공동으로 설립한 GCAP 국제 정부간 기구(GIGO)를 통한 개발로 이행한다고 밝혔다. 차기 전투기의 개발과 함께 탑재할 차기 중거리 공대공 유도무기를 일본에서 개발한다는 것도 명시돼 있다.

②인도, 170억 달러 규모 군 현대화 계획 승인
4일(현지 시각), 인도의 주요 국방 획득을 결정하는 국방획득위원회(DAC)에서 미화 173억 7000만 달러 규모의 10개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필요성 승인(AoN) 조처가 내려졌다. 이 가운데 약 99%는 외국제품이지만, 인도에서 생산되거나 설계ㆍ제작이 모두 인도에서 이루어지는 ‘바이 인디아(Buy India)’ 정책에 따라 인도 현지 업체에서 조달될 예정이다.

FRCV로 대체를 기다리고 있는 인도 육군의 T-72 아제야 전차. 사진 인도 국방개발기구(DRDO)


이번에 승인된 10개 주요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주목할 것으로 인도 육군의 노후한 러시아제 T-72 아제야(Ajeya) 전차를 대체할 미래형 전투차량(FRCV)이다. FRCV는 향상한 기동성, 전 지형 적응성, 다층 보호 시스템, 정밀한 화력을 갖춘 차세대 주력 전투 전차다. FRCV는 실시간 상황 인식을 위한 최첨단 기술이 탑재되며, 공격ㆍ방어 작전 모두에서 인도 육군의 기갑 능력을 크게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 육군은 177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인도 해군은 첨단 스텔스 호위함 7척을 도입하는 프로젝트 17 브라보(Bravo)를 추진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17B로도 불리는 이 계획은 인도에서 건조된 군함 중 가장 현대적인 군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 해안경비대도 감시ㆍ순찰용 도르니에-228 항공기 도입, 장거리 해상 작전 등을 위한 차세대 고속 순찰정(NGFPV)과 차세대 연안순찰정(NGOPV) 조달을 승인받았다.

이밖에 정밀한 사격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공중 위협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군의 능력을 향상할 방공 사격통제 레이더 도입과 기계화 작전 중 현장 수리를 수행할 수 있는 전 지형 기동성을 갖춘 궤도형 전방 수리 차량 도입도 승인했다. 특히 궤도형 전방 수리 은 열악한 환경에서 작전하는 기계화 보병 대대와 기갑 연대를 지원하여 전투 준비 태세를 향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③미 육군 IVAS Next 요구사항 정의 위해 야간 투시경 관련 정보 수집
미국 육군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하고 있는 최신 혼합 현실 시스템인 통합 시각 증강 시스템(IVAS)의 다음 버전인 IVAS Next를 위한 경쟁에 앞서 필요 요건을 정의하려고 모든 야간 투시경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탈부착형으로 바뀐 IVAS 1.2(왼쪽)와 고글형이었던 IVAS 1.0(오른쪽). 사진 미 육군


미군 제75 레인저 연대 관계자는 국방 매체인 브레이킹 디펜스에 레인저들이 IVAS 버전 1.2를 ENGV-B와 PVS-14로 불리는 다른 시스템과 함께 테스트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ENGV-B가 제공할 수 있는 것과 PVS-14가 제공할 수 있는 것, IVAS 내부의 기능 측면에서 최고의 피드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임무의 목표가 레인저들의 야간 투시경 사용 방식을 개선하고 이상적인 IVAS 폼 팩터ㆍ배터리 요구 사항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현재까지 개발된 IVAS의 최신 버전인 IVAS 1.2는 2025년 초까지 계속 시험할 예정이지만, 레인저들의 피드백이 몇 달 안에 나올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올가을에 모든 야간 투시경의 앞날에 대한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육군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증강현실 헤드셋인 홀로렌즈를 기반으로 야시경 등을 통합한 IVAS를 개발했지만, 여러 기술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VAS의 디자인을 계속 변경했는데, 1.0에서는 헬멧에 장착되는 고글 형태로 만들었지만, 1.2에서는 쉽게 벗을 수 있는 탈부착이 가능한 플립업 형태로 전환했다. 관계자는 1.2로 변환되면서 신체적 불편함, 사이버 멀미, 주변 시야 제한 및 지연 시간에 대한 불만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IVAS Next는 지금까지 IVAS 개발을 담당해 온 마이크로소프트가 계약자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리를 노리는 업체로는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코핀, 방산 기술 업체인 안두릴ㆍ팔란티어ㆍL3 해리스ㆍBAE 시스템 등이 언급되고 있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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