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증시 이탈, 5거래일 만에 2조원 넘게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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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5월(-9560억원)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매월 국내 주식을 사들였지만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부터 이달 6일까지 4조8777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외국인의 위험회피 심리가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기술주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 이탈은 하단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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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침체 우려 커진 영향 분석
옐런 미 재무 장관은 “연착륙 중” 밝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5월(-9560억원)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매월 국내 주식을 사들였지만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엔 캐리 트레이딩(엔화를 낮은 금리에 빌려 투자하는 것)’ 청산 불안감 등으로 순매도로 돌아서더니 이달 들어선 5거래일 만에 2조원 넘게 팔아 치우는 등 이탈 강도를 높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부터 이달 6일까지 4조8777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국내 기관 투자가도 1조6516억원 순매도했다. ‘쌍끌이 매도’로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2669.81)보다 4.7% 낮은 2544.28로 밀려났다. 코스닥은 올해 20% 가까이 하락해 700선을 위협받고 있다.
외국인은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 하반기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3조2952억원어치를 내다 팔았고 삼성전자 주식도 1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한미반도체(-1504억원) 이수페타시스(-589억원) 피엔티(-459억원) 등 반도체 기업도 순매도했다.
앞서 발표된 미국 제조업과 고용 관련 지표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외국인의 위험회피 심리가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기술주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 이탈은 하단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끊이지 않는 인공지능(AI) ‘피크아웃(정점 후 둔화)’ 우려도 반도체주 매도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기 전망도 엇갈린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발표된 8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4만2000명 증가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16만1000명)를 밑돌아 경기침체 우려를 재차 키웠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4.09%) 알파벳(-4.02%) 등 기술주들의 낙폭이 컸던 만큼 당분간 기술주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같은 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실업률(4.2%)은 시장 전망치(4.3%)를 밑돌아 경기 침체 우려를 잠재우는 요소로 기능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9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빅컷(0.5% 포인트 인하)’이 아닌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인하)’을 할 확률을 70%로 집계했다. 현재 경기 상황이 금리를 급격하게 내릴 만큼 위급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힘을 얻어서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도 “미국 경제가 연착륙 중”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7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살펴보는 위험 지표인 자산 평가 가치나 레버리지 수준 등이 괜찮아 보인다”며 “빨간 불이 번쩍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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