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큐나인이 아이 돌보고… 냉장고로 부모님 안부 전화도

나경연 2024. 9. 9.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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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일상에서 뭘 해줄 수 있는데?" 가전에 AI 기능을 추가하면 우리 삶이 크게 바뀔까.

기능 몇 개가 추가된 가전을 구매하기 위해 추가적인 지출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전을 오래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AI 기술의 초점에서 벗어나 있던 노년층과 반려동물을 위한 가전이 다수 공개됐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AI 기술의 사각지대에 있던 구성원들이 AI 기술의 중심으로 들어와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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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4’ 키워드는 따뜻한 AI
관람객들 가정용 집사 로봇 호응
삼성 비스포크 AI 전기료 아껴주고
밀레, 드럼 리브 없는 세탁기 선봬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의 LG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이동형 인공지능(AI) 홈 허브’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인공지능(AI)이 일상에서 뭘 해줄 수 있는데?” 가전에 AI 기능을 추가하면 우리 삶이 크게 바뀔까.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는 이 질문에 답을 찾고 있다. 전시에 참가한 업체들은 실용적이면서도 친절한 AI를 소개하며 AI가 깊숙이 스며든 일상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IFA 무대에서 효과적이면서 따뜻한 AI 기술을 동시에 선보였다는 평가다.

지난 7일(현지시간) 둘러본 독일 베를린 전시관에서 독일의 프리미언 가전 브랜드 밀레는 세계 최초로 드럼 리브가 없는 세탁기를 공개했다. 드럼 리브는 드럼이 회전할 때 세탁물과 세제를 혼합해주는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표면이 울퉁불퉁해 세탁하는 옷감을 상하게 한다. 밀레는 AI를 활용해 드림 리브가 없더라도 세탁물 종류와 크기에 따라 드럼의 움직임을 조정해 옷감을 오랜 시간 변형 없이 세탁·건조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삼성전자 전시관에서는 관람객들이 대형 화면을 통해 게이밍을 경험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AI 기술은 전기 요금을 줄이는 데도 활용된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가전에 적용된 에너지 절감 ‘플렉스 커넥트’ 기능을 활용하면 AI가 스스로 판단해 탄소 집약도가 높은 전력 피크 시간대에는 가전 전원을 끈다. 반대로 전력 사용량이 적을 때에는 가전을 스스로 켠다. 세계 각국에서 발발한 전쟁 여파로 유럽의 전기 요금과 가스 요금이 각각 4배, 9배 오른 상황에서 가전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가격이나 내구성 측면에서 합리적인 AI 가전들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밀레와 중국의 글로벌 TV 제조업체 하이센스는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업(UP) 가전’을 전시했다. 소비자가 사용 중인 가전제품에 최신 기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가능해 가전 교체 시기를 늦출 수 있다. 기능 몇 개가 추가된 가전을 구매하기 위해 추가적인 지출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전을 오래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앞서 LG전자는 2022년 업 가전을 출시했고, 삼성전자는 최근 비슷한 서비스인 ‘스마트 포워드’를 내놨다. LG전자는 현재 북미와 캐나다에도 업 가전을 출시했고, 내년 1분기에 유럽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집안의 구성원을 포용하는 따뜻한 AI 기술도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AI 기술의 초점에서 벗어나 있던 노년층과 반려동물을 위한 가전이 다수 공개됐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정용 집사 로봇 ‘볼리(사진)’와 ‘큐나인’이다. 양사는 로봇이 사람을 따라다니며 노인과 아이, 반려동물의 이상 행동을 감지할 경우 곧바로 긴급 전화 혹은 가족 통화로 연결되는 기술을 소개했다. 냉장고나 에어컨처럼 항상 같은 자리에 있는 가전의 카메라에도 돌봄 기능을 넣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AI 기술의 사각지대에 있던 구성원들이 AI 기술의 중심으로 들어와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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