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소굴 지적에 궁지 몰린 텔레그램 “문제 기능 삭제”

전웅빈 2024. 9. 9.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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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학대 등 불법 콘텐츠를 방조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형사 처벌을 받을 위기에 놓인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가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큰 텔레그램 기능 일부를 삭제하기로 하는 등 개선책을 발표했다.

두로프는 석방 뒤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텔레그램이 무법천지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도 "감독 부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인지하고 있고 범죄 행위에 대한 관리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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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사람들’ 기능·익명 블로그 제거
처벌 위기에 꼬리 내린 두로프 CEO
“불법 연루 0.001%가 이미지 망쳐놔”
로이터연합뉴스


미성년자 성학대 등 불법 콘텐츠를 방조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형사 처벌을 받을 위기에 놓인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가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큰 텔레그램 기능 일부를 삭제하기로 하는 등 개선책을 발표했다.

두로프는 지난 6일(현지시간) 엑스에서 “몇 가지 오래된 기능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새로운 기능을 소개한다”며 “0.1% 미만이 사용했지만, 봇과 사기꾼으로 인해 문제가 됐던 ‘근처 사람들(People Nearby)’ 기능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또 “합법적이고 검증된 업체들을 소개하는 ‘근처 기업들’ 기능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두로프는 또 텔레그램의 익명 블로그 서비스인 텔레그래프 미디어 업로드 기능이 오용되고 있다며 이를 비활성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텔레그램 이용자 99.999%는 범죄와 무관하지만, 불법 활동에 연루된 0.001%가 전체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어 거의 10억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의 이익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로프는 지난달 24일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다가 500만 유로(74억24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예비기소된 그는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프랑스에 머물며 매주 두 차례 경찰에 출석해야 한다.

두로프는 석방 뒤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텔레그램이 무법천지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도 “감독 부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인지하고 있고 범죄 행위에 대한 관리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기소에 대해선 “플랫폼에서 제3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CEO를 기소하는 것은 단순한 접근 방식”이라며 “잠재적 남용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어떤 혁신가도 새로운 도구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텔레그램이 극단주의자와 범죄자들의 소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구자들과 텔레그램 채팅 기록에 따르면 개인정보 사기, 소아성애자 조직, 마약 밀매업자들이 텔레그램을 상품 판매의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며 “한 비영리단체 연구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아동 성착취 콘텐츠를 공유하기 위해 범죄자들이 가장 널리 사용하는 앱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WSJ는 텔레그램에 은행이나 투자 계좌를 개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도난당한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수천 개의 채널과 그룹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부는 도난당한 개인정보로 만든 실제 은행 계좌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Bank Store Online’이라는 채널은 60개 이상의 은행과 암호화폐 거래소의 계좌를 판매하고 있었다. 개인 계좌의 경우 80달러, 기업 계좌의 경우 1800달러로 가격이 책정됐다.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4개월간 1만6000개 이상의 채널, 320만여개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텔레그램은 범죄 활동, 허위 정보와 아동 성착취 자료 유포, 테러리즘 시도와 인종차별적 선동에서 전 세계적인 하수구가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운영하는 채널 약 1500개를 발견했는데, 이 중 20여개 채널이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소 22개 채널에선 MDMA(엑스터시)와 코카인, 헤로인 등 마약을 20여개국에서 배송한다는 광고가 확인됐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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