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vs 47%' 트럼프·해리스 초박빙…백악관 주인, 10일 TV 토론에 달려

뉴욕=권해영 2024. 9. 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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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여론조사 실시
트럼프·해리스 지지율 박빙…경합주도 팽팽
10일 TV 토론, 대선 중대 변수
해리스, 대선 후보 자질 증명할 최대 시험대
트럼프, 평정심·절제된 이미지 구축해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율에서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새 후보로 교체된 이후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해리스 허니문'이 끝났다는 평가다. 양측은 초박빙 구도인 미 대선 판세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오는 10일 TV 토론에서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로선 추가 토론 일정이 잡히지 않아 사실상 만회할 기회는 없다는 평가 속에 양측 캠프 모두 TV 토론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어 이번 토론이 대선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트럼프 48% vs 해리스 47%…지지율 초접전 양상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공동으로 지난 3~6일 전국 단위 등록 유권자 16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율로 해리스 부통령(47%)을 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오차범위 3%포인트).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 의사를 표명한 직후인 지난 7월 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하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율로 해리스 부통령(46%)을 2%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해리스 부통령의 허니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로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숨은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에서도 양측은 팽팽한 접전 양상을 나타냈다. 경합주 7곳 중 네바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4곳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모두 각각 48%의 지지율로 동률을 이뤘다. 반면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1~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주요 쟁점별로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와 이민 정책에서 각각 55%, 53%를 기록해 해리스 부통령(42%·43%) 보다 10~13%포인트 높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 정책에서 54%, 민주주의에서 50%의 신뢰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29%·45%)을 각각 15%포인트, 5%포인트 앞섰다.

10일 첫 TV 토론…대선 판도 바꿀 중대 분수령

이 가운데 두 후보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는 10일 오후 9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ABC 방송 주최로 90분간 열리는 첫 TV 토론에서 맞붙는다. 지난 6월 TV 토론에서 고전한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인지력 논란으로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사퇴한 만큼 이번 토론은 대선 판도를 가를 초대형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TV 토론 규칙은 지난 6월 토론과 같다. 두 후보는 사실상 빈손으로 토론장에 들어간다. 펜, 빈 메모장, 물 한 병만 소지가 허용된다. 90분간 열리는 토론에서 중간광고를 위해 두 번 휴식시간이 주어지지만, 두 후보 모두 캠프 참모와 접촉할 수 없다. 논란이 됐던 마이크 작동 시점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상대 후보 발언 시에는 음소거되도록 했다.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훼방꾼'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토론 내내 마이크가 켜져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는 자기 발언 시간에만 켜지도록 하는 데 양측 모두 동의했다.

허니문 효과가 끝나가는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TV 토론이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검증할 최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검찰 출신으로 날카로운 언변은 강점이지만 정책 이해도, 돌발변수 대응 등 이번 토론을 통해 대선 후보로서 역량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부통령 재임 기간 존재감이 부족했고,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자신만의 색깔과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불법이민 등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아 온 정책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도 해리스 부통령의 숙제다. 대선 TV 토론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는 만큼 상대방을 초반부터 몰아붙이며 공세를 강화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절제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지난 6월 토론 때 바이든 대통령을 완패시켰던 평정심과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경멸을 드러내거나 훈계하는 태도를 보일 경우 유권자들의 표를 깎아 먹을 수 있다는 게 캠프의 우려다.

NYT는 "바이든의 불안정한 퍼포먼스가 5100만명의 시청자 앞에 생중계된 뒤 그의 정신적 건강이 모든 국민의 대화 최전선에 놓였고 3주 후 그는 대선 레이스에서 사퇴했다"며 "최근 요란했던 (민주당의) 리더십 교체는 화요일 밤이 기회이자 심각한 위험의 순간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분석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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