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밤낮없이 오물풍선 도발…닷새 동안 1250개 띄웠다
북한이 8일 오전 쓰레기(오물) 풍선을 다시 띄우면서 닷새째 도발을 이어갔다. 지난 4일 이후 이날까지 날려 보낸 풍선은 1250여 개로 집계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어제(7일)저녁부터 밤늦게까지 약 200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됐다”며 “오늘 오전 9시경부터 북한은 또다시 17번째 부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8일 120개의 오물 풍선을 띄웠으며, 이 중 40여개가 떨어졌다. 합참 관계자는 “내용물은 종이류와 비닐, 플라스틱병 등 생활 쓰레기”라며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가 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0일 11차 부양 이후 한 달 가까이 침묵하던 북한은 지난 4일부터 닷새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풍선을 내려보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풍선 부양에 필수적인 풍향도 무시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표면적으론 “남측 단체의 대북 전단에 대한 맞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이달 3일에도 한 선교단체가 대북 전단을 날려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달 을지자유의방패(UFS) 기간(8월 19일~29일) 남측 단체가 쌀 등을 담아 풍선을 날려 보낸 것에 대해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 통상 북한이 UFS에 대응해 대남·대미 시위를 벌여왔던 전례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남측의 ‘8·15 통일 독트린’과 UFS 등에 대응하지 않았던 북한이 보름 만에 저강도 대남 시위에 나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에는 북한 정권이 가장 민감해하는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 유입이 들어있다”면서 “북한 수뇌부로서는 통일 독트린을 직접 비판하는 것 자체가 해당 내용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될 수 있어 (풍선이라는) 암묵적인 시위를 택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선 “북측 수뇌부에게 보여주기식 대남 도발을 하는 것이 아니냐”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 오물 풍선이 살포되기 시작한 5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수도권에서 발생한 피해 규모는 1억52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신고 건수는 서울시 13건, 경기도 38건 등 총 51건이다. 현재 북한 오물 풍선 살포에 따른 피해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입법이 추진 중이며, 행정안전부는 지난 6월 법 개정 전이라도 지자체가 피해 주민을 신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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