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변’ 한화생명, 5연패 노리던 ‘1황’ 젠지 격침…8년 만의 우승 [LCK]

김영건 2024. 9. 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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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전 끝 세트스코어 3-2 승리
한화생명, 2016 서머 이후 8년 만의 챔피언
기록 갈아치웠던 젠지, 5시즌 연속 우승은 실패
8일 우승을 차지한 ‘제카’ 김건우. 사진=김영건 기자

‘파괴전차’ 한화생명e스포츠가 ‘1황’ 젠지e스포츠를 무너뜨리는 ‘대이변’을 만들었다.

한화생명은 8일 오후 3시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젠지와 결승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2016 서머(락스 타이거즈) 이후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에도 락스 정글러였던 ‘피넛’ 한왕호는 친정 팀에 8년 만에 돌아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화생명은 이번 서머 우승으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1시드도 확정했다. 

반면 젠지는 2022 서머부터 이어진 우승 행진을 ‘4’로 마감했다. LCK 최다 매치 29연승, 세트 20연승, 정규시즌 최다 득실(+32) 등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운 젠지는 시즌의 끝을 아쉬운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1세트부터 한화생명이 ‘쌍포’를 가동했다. 먼저 ‘제카’ 김건우가 ‘점프쇼’를 선보였다. 팽팽하던 20분, 미드 대치 과정에서 ‘페이즈’ 김수환을 잘랐다. 이어 상대 딜러진으로 침투해 ‘쵸비’ 정지훈마저 제거했다. 김건우 덕에 한타 대승을 거둔 한화생명은 갓 나온 바론을 처치했다. 

젠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미드 스몰더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한화생명 공세를 막아냈다. 역으로 흐름을 잡은 젠지는 28분 바론 교전에서 잘 큰 김건우를 끊고 두 번째 바론 버프를 손에 쥐었다. 경기 내내 뒤지던 골드도 역전에 성공했다. 

8일 한화생명이 차지한 2024 LCK 서머 우승 트로피. 사진=김영건 기자

스몰더 엔딩으로 끝나는 듯했던 순간, ‘바이퍼’ 박도현과 김건우가 팀 영웅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38분 한화생명 탑 억제기 앞 한타에서 폭발적인 딜링을 쏟아내며 상대 딜러진 포함 4인을 단숨에 잡았다. 한화생명이 장기전 끝에 1세트를 선취했다. 

1세트 일격을 맞은 젠지가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17분께 ‘페이즈’ 김수환이 절묘한 궁극기 활용으로 ‘피넛’ 한왕호를 쓰러뜨렸다. ‘리헨즈’ 손시우의 그랩을 더해 ‘제카’ 김건우의 아지르까지 죽였다. 기세를 탄 젠지는 24분 드래곤 전투에서 대승한 뒤 바론 버프를 챙겼다. 

이후에도 젠지는 주도권을 앞세워 한화생명을 압박했다. 35분 4용을 완성한 젠지는 연달아 두 번째 내셔 남작도 처치했다. 이어 다음 턴에 진격해 경기를 매듭지었다.

다전제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3세트, 초반은 난타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젠지가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미세한 우위를 점했다. 이 과정에서 ‘기인’ 김기인이 가장 돋보였다. 9분 김기인은 ‘도란’ 최현준을 상대로 솔로킬을 터뜨렸다. 카밀 성장을 억제함과 동시에 상대 노림수도 연이어 흘려냈다. 간신히 버틴 한화생명은 ‘바이퍼’ 박도현을 키우는 방향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잘 큰 김기인은 한화생명의 숨통을 끊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2분 ‘쵸비’ 정지훈을 자른 한화생명이 바론 버스트 승부수를 뒀다. 하지만 이 선택으로 한타 포지션이 망가졌고 김기인의 침투 각이 나왔다. 김기인은 그대로 들어가 한화생명을 휩쓸었다. 이후에도 김기인은 협곡을 종횡무진 누볐다. 32분 텔레포트를 활용해 상대 딜러진을 공략, 팀 한타 대승 주역이 됐다. 김기인 덕에 젠지가 3세트를 가져왔다.

8일 원딜의 신 ‘바이퍼’ 박도현. 사진=김영건 기자

4세트 한화생명이 기분 좋게 출발했다. 3세트 고생했던 ‘도란’ 최현준이 10분 환상적인 드리블을 선보이며 탑 다이브를 받아냈다. 적절한 타이밍에 ‘피넛’ 한왕호가 커버를 오면서 한화생명이 2킬을 챙겼다. ‘제카’ 김건우도 16분 젠지 핵심 ‘쵸비’ 정지훈을 상대로 솔로킬을 작렬했다. 불리해진 젠지는 더 공격적으로 임했으나, 오히려 한화생명 포위망에 걸리며 한타 대패를 당했다.

우위를 점한 한화생명은 상대를 밀어낸 뒤 20분 ‘햇바론’을 잡았다. 이어 바론 버프를 살려 2차 포탑 3개를 모두 밀었다. 골드 차도 6000 이상으로 벌렸다. 한화생명은 27분 도망가던 젠지를 쫓아 ‘에이스(5인 제거)’를 띄웠다. 곧바로 두 번째 내셔 남작을 처치했다. 한화생명은 다음 턴에 탑으로 진격해 또다시 에이스를 기록했다. 4세트를 한화생명이 이기면서 승부는 5세트로 향했다.

마지막 5세트, 양 팀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때 한화생명이 기선을 제압했다. 10분께 젠지의 무리한 탑 다이브를 받아쳐 3대1 킬 교환에 성공했다. ‘제카’ 김건우의 요네가 성장에 큰 제동을 받지 않은 점도 호재였다. 여기서 23분 한화생명이 한타 대승을 거뒀다. ‘피넛’ 한왕호가 침투해 ‘쵸비’ 정지훈을 잘랐다. 함께 들어온 ‘페이즈’ 김수환마저 무릎을 꿇었다. 한화생명은 3000골드 이상 리드를 잡았다.

31분 양 팀의 운명을 건 한타가 열렸다. 한화생명 공세를 못 이긴 김수환이 먼저 쓰러졌다. 이후 정지훈과 손시우마저 데스를 기록했다.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었던 한화생명이 바론 버프를 손에 쥐었다. 버프를 살려 미드·바텀 2차 포탑을 파괴했다. 골드 차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졌다.

승기를 잡은 한화생명은 36분 드래곤 앞에서 상대를 섬멸하고 대이변을 완성했다. 한화생명은 압도적으로 보였던 젠지를 격침하고 2016 서머 이후 2941일 만의 우승을 차지했다. 한화생명으로 리브랜딩한 이후에는 최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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