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명 다녀간 프리즈 서울...'한국의 미술 생태계' 보여줬다
비엔날레 맞물려 해외 미술관 인사들 방문
" “런던에서는 20년 넘게, 뉴욕에서는 10년 넘게 프리즈를 열고 있어요. 우린 한 도시에서 아트페어를 시작한 뒤 중단한 적이 없습니다. 서울에서도 10년, 20년, 50년 계속하길 바랍니다.” (사이먼 폭스 프리즈 CEO) "
9월 초 한국 미술계를 들썩이게 했던 ‘키아프리즈’가 다음을 기약하며 마무리됐다.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시작된 국제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이 7일 끝난 데 이어 8일 키아프 서울이 폐막했다. 프리즈에 따르면 예년과 비슷하게 나흘간 7만여 명이 프리즈를 찾았다. 하루 더 열린 키아프에는 8만 2000여 명이 다녀갔다. 호응은 뜨거웠지만 전 세계적 불황의 그림자는 피하지 못했다. 운송비 부담 등으로 참여 의사를 철회한 화랑도 10여 곳이었고, 고가 대작들의 판매 소식도 저조했다.
하우저앤워스 갤러리는 호암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니콜라스 파티의 인물화를 250만 달러(약 33억원)에, 독일계 화랑 스푸르스마거스는 조지 콘도의 ‘자화상’을 195만 달러(약 26억원)에 각각 아시아의 개인 컬렉터에게 판매했다고 밝혔다. 페이스 갤러리에서는 이우환의 그림이 120만 달러(약 16억원)에, 타데우스로팍 갤러리에서는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그림이 페어 첫날 100만 유로(약 15억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상반기 열리는 아트 바젤 홍콩이나 올해 프리즈 서울과 맞물린 뉴욕 아모리 쇼와 숫자만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한국의 ‘미술 생태계’는 많은 미술관 관계자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일본 모리미술관, 네덜란드 스테델릭 미술관 등의 관계자가 페어와 광주 비엔날레를 연계 방문했다.
LA에서 커먼웰스 앤 카운슬 갤러리를 운영하는 김기범 공동대표는 “2년 전 프리즈 서울 시작 때는 한국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경험했고, 세계 미술시장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며 “올해는 광주 비엔날레와 겹쳐 많은 미술관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일 화랑 마이어 리거 갤러리는 이 기간 아시아 첫 지점을 냈다. 요흔 마이어 공동대표는 “서울을 택한 이유는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경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고(故) 산정 서세옥의 수묵 추상화를 그의 두 아들이 재해석한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는 등 아트마케팅의 플랫폼이기도 했다. 장남 서도호가 ‘즐거운 비’‘행인’ 등 산정의 대표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고, 서을호 건축가는 전시공간 연출을 맡았다.
장외는 더욱 다채로웠다. 2~5일에는 ‘프리즈 위크’ 연계 행사로 서울 을지로ㆍ한남동ㆍ삼청동ㆍ청담동 일대 미술관ㆍ갤러리에서 나이트 파티가 잇달아 열렸다. 삼청 나이트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자정까지 문을 연 4일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미술인의 밤'을 마련, 유인촌 장관이 "한국 미술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국내 작가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 공언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ㆍ국제교류재단 등은 해외 중진 큐레이터들을 초청해 작가 작업실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프리즈는 키아프와 5년 공동 개최 형식으로 2022년 시작했다. 프리즈 서울에 개근한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공동 디렉터는 “올 때마다 도시가 미술로 확장되며, 서울은 예술수도가 됐다”고 말했다. 7월에 열리던 도쿄의 아트페어인 도쿄 겐다이도 내년부터 프리즈 서울과 개최 기간을 맞물리도록 일정을 조정했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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