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AI 보안‧음성인식 보완해 소비자 눈높이 맞출 것”

독일 베를린 'IFA 2024'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 한종희 부회장이 기자 간담회를 갖고 ″AI 기반 지능 가전으로 고객 사용 경험의 패러다임 전환″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AI 기술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가 100%라면 우리 제품은 30%정도다. 중요한건 소비자의 눈높이”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24'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은 끝이 없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부회장은 “보안이나 음성인식을 보완하면 60~70%까지 갈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아직 제품이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은 연구개발(R&D)파트에서 노력해 똘똘한 제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00주년을 맞는 IFA 2024에서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AI를 통해 더 편리해진 '(가전) 연결 경험'을 선보였다. 한 부회장은 “지난 100년간 가전의 패러다임이 모두를 위한 혁신으로 변화했다”라며 “AI 기반 지능가전으로 고객사용 경험의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향후 출시되는 모든 가전에 스크린을 내장할 방침이다. 한 부회장은 “스마트폰, 스마트 TV가 나왔는데 생활가전에만 ‘스마트’가 못 들어갔다”며 “내년 출시할 냉장고· 세탁기·에어컨 등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고 있고 진화하는 제품, 똑똑한 제품으로 라인업을 바꿀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안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연결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안이 최우선이고, 그 부분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녹스 매트릭스’, ‘녹스 볼트’ 등 보안 시스템을 소개했다. 한 부회장은 “QR코드를 기반으로 개인별 접근 기기와 시간을 정해 권한을 부여할 수 있고, 허락 없이 스마트싱스 계정을 등록하려고 하면 즉시 차단하는 식으로 보안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 삼성전자 전시관을 방문해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은 이번 전시회에서 목소리로 사용자를 인식해 보안성을 높이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이스ID’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앞으로 가정용 AI로봇 ‘볼리’에 보이스ID를 적용하는 등 가전과 결합해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볼리는 상상 이상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보이스ID를 적용하면 목소리로 사용자를 인식해 개인 일정을 확인하고 모바일 기기와 가전의 접근성 설정 동기화 등 개인 맞춤까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4년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업체인 미국 스마트싱스를 인수, 다양한 기술과 역량을 더했고 현재 가입자 수는 3억5000만명, 연동 가능한 파트너사는 340여 곳을 넘어섰다. 이들을 통한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이를 더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만드는데 활용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회사 내 빅데이터센터가 데이터를 가공해 소비자 경험을 늘려주는 쪽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AI는 디자인부터 개발, 구매, 마케팅, 품질관리 전 과정에 들어가기 때문에 새로운 신제품을 만들 때도 이런 데이터를 활용한 아이디어를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중국 전자업체인 아너가 서유럽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한 것에 대해 한 부회장은 “삼성이 처음 시작해 시장을 90% 점유했지만, 이 지배력이 계속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라며 “(우리는) AI를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점유율) 적정선을 유지할 것이고 내년에 나올 신제품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IFA 2024에서 만나는 삼성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보고 있는 방문객. 연합뉴스

베를린=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