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피해만 1억"…석달간 날린 北오물풍선 피해 규모 보니

서울 물류센터 차 지붕 파손이 피해액 가장 커

북한이 지난 5월 말부터 날려 보낸 대남 오물 풍선으로 인한 수도권 재산 피해가 1억원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2일 오전 경기 안산시의 한 빌라 주차장의 승용차에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이 떨어져 앞유리가 파손됐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8일 연합뉴스는 양부남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북한 오물 풍선이 살포되기 시작한 5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수도권에서 생긴 피해 규모가 1억 52만 8000원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서울은 7987만 5000원, 경기도는 2065만 3000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인천시는 관련 피해가 없었다. 신고 건수는 서울시 13건, 경기도 38건 등 총 51건이었다. 이 가운데 견적을 내고 있어서 피해 금액을 신고하지 않은 사례도 3건 있다.

피해액이 가장 큰 곳은 서울 영등포구 물류센터다. 지난 5월 29일 물류센터에 세워둔 차에 오물 풍선이 떨어지면서 차 지붕이 파손돼 1571만 9000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그다음으로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주택에서 오물 풍선으로 지붕이 파손돼 1485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지난 7월 24일 서울 중구 정동길에 있는 식당에서도 슬레이트 지붕에 떨어진 오물 풍선으로 인해 1136만 7000원의 재산 피해가 생겼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지난 6월 27일 주차한 차량 위로 오물 풍선이 떨어진 탓에 보닛 수리비로 392만 8000원이 들었다. 같은 달 2일 경기 부천시에선 일정 시간이 지나면 터지게 조작한 풍선이 떨어져 차에서 불이 났다. 이 때문에 앞바퀴와 운전석이 그을려 121만 4000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

하지만 현재로선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로 발생한 피해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지난 6월 행정안전부는 법령 개정 전이라도 지자체가 피해 주민들을 신속히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양 의원은 "북한 오물 풍선으로 인한 피해를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며 "대북 전단 살포가 이어지는 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도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를 제지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8일 오전에도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했다. 지난 4일부터 닷새 연속으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5월 말부터 지금까지 총 17차례 오물 풍선을 살포했다. 북한은 1·2번째 풍선에는 퇴비와 담배꽁초 등을 실었다가 이후에는 종이와 비닐 쓰레기를 보냈다. 최근에는 사용한 흔적이 있는 페트병 등을 보내고 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