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팀과 대결 9번 더, 가시밭길 한국 축구…홍명보 “비난은 감독에게, 오만전 전술 변화줄 것”
안방에서 승점 3점을 따내는 데 실패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을 상대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홍명보호는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조 최약체로 꼽히는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겨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팔레스타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로 한국(23위)보다 73계단이나 아래였다.
이라크·요르단·오만·팔레스타인·쿠웨이트 등 중동 5개국과 같은 조에 속한 한국은 3차 예선에서 조 2위 안에 들어야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낸다. 팔레스타인전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의 출발점이었는데, 결과는 물론 경기 내용에서도 부진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현재 한국(승점 1)은 B조 4위에 처져있다.
따라서 오만전을 포함해 앞으로 홍명보호가 치를 중동 팀과의 9차례 맞대결은 매 경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가시밭길이 됐다. 무엇보다도 한국은 3차 예선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총 6만190㎞를 이동해야 하는 '살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원정 경기를 위해 중동 현지에 도착한 직후엔 낯선 환경은 물론 5~6시간 정도의 시차에도 적응해야 한다.
경기 중엔 더운 날씨, 밀집 수비에다 일방적인 응원과도 싸워야 한다. 대표팀의 빡빡한 일정을 고려한 대한축구협회는 다음 달 요르단과 원정 3차전(10월 10일)을 치른 뒤 이라크와의 홈 4차전(10월 15일)에 대비하기 위해 전세기까지 띄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8억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한다.
오만과의 2차전에서 승리하는 게 홍명보호의 당면 과제다. 오만은 FIFA 랭킹 76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선 한국보다 뒤지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오만은 한국 축구에 굴욕적인 패배를 안긴 경험도 있다. 한국은 2003년 10월 열린 2004 중국 아시안컵 최종예선 오만 원정에서 1-3으로 졌다. 당시 패배는 '오만 쇼크'라는 이름으로 한국 축구사에 기록됐다.
홍 감독은 8일 오만 현지 적응 훈련에 앞서 팔레스타인전과는 다른 선발 라인업과 전술을 예고했다. 그는 "선수들은 지난 몇 년 동안 같이 했다. (팔레스타인전에선) 아무래도 나의 색깔보다는 선수들이 그동안 잘해왔던 것들을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팔레스타인과 전반전을 0-0으로 비기자 홍 감독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후반전 들어 주민규(울산)를 빼고 오세훈(마치다)을, 이재성(마인츠) 대신 황희찬(울버햄프턴)을 투입했다. 또 좌우 측면 수비수도 교체했다. 그러자 경기 흐름이 좋아졌다. 홍 감독은 "오만전에선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전은 홍 감독이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이후 10년여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경기였다. 지난 7월 축구협회가 일방적으로 감독 선임을 발표한 이후 홍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은 편이다. 더구나 약체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팔레스타인전에서 홈 관중은 전광판에 홍 감독의 얼굴이 비칠 때마다 '우~'하고 야유를 쏟아냈다. 경기 후 김민재(뮌헨)가 붉은악마가 있는 관중석 쪽으로 다가가 항의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야유를 받는 게) 처음이니까, 아무래도 당황스러운 점이 있다. 비난이야 감독이 받으면 되는 거지만, 선수들은 응원해주길 바란다"면서 "선수들의 결속력, 응집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 결과를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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