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정교해진 러 공작 “가장 유용한 바보는 美인플루언서”

김철오 2024. 9. 8. 15: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오는 11월 대선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의 공작에 대해 "과거보다 더 정교해졌다"고 밝혔다.

ODNI에서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리는 "러시아의 공작이 과거의 대선보다 더 정교해졌다"며 "러시아가 미국 내 여론을 흔들기 위한 선전과 분열적 서사를 온라인상에서 진정한 미국인의 목소리인 것처럼 탈바꿈시키고 있다. 특히 대선 경합주 여론이 주요 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ODNI “러 공작 더 정교해졌다”
경합주 여론이 분열 선동 주요 표적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도시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왼쪽 사진은 지난 4일 미국 뉴햄프셔주 노스햄튼에서 유세 중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오른쪽 사진은 지난달 2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보로에서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AFP연합뉴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오는 11월 대선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의 공작에 대해 “과거보다 더 정교해졌다”고 밝혔다. 미국의 정치 인플루언서는 냉전 당시 옛 소련에 동조해 사회분열을 조장했던 ‘유용한 바보’(useful idiot)처럼 현재 대선 정국에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ODNI 관계자는 “외국 정부의 미 대선 개입 시도에서 러시아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들은 상당히 견고하고 능숙하다. 더 설득력 있고 빠르게 퍼질 수 있는 허위 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생산하고, 홍보·마케팅에 영향력 있는 기업도 고용한다”고 말했다.

ODNI에서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리는 “러시아의 공작이 과거의 대선보다 더 정교해졌다”며 “러시아가 미국 내 여론을 흔들기 위한 선전과 분열적 서사를 온라인상에서 진정한 미국인의 목소리인 것처럼 탈바꿈시키고 있다. 특히 대선 경합주 여론이 주요 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공작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미국의 힘을 약화시켜 우크라이나 지원을 축소하려는 모스크바 정가의 목표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4일 러시아 국영 RT방송 직원 코스티안틴 칼라시니코프와 엘레나 아파나시예바를 외국 대리인 등록법(FARA) 위반 및 자금 세탁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RT 직원들은 유령회사를 통해 우파 성향 미디어 기업인 로렌 첸의 테닛미디어에 1000만 달러(약 133억원)를 불법적으로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설립된 테닛미디어는 자사를 ‘서구 정치·문화에 초점을 맞춘 이단적 논객 연결망’으로 소개하며 2000여편의 동영상을 유튜브, 틱톡, 엑스, 인스타그램에 배포했다. 테닛미디어 산하 채널에서 활동하는 논객 6명은 미국 주류 매체에서 이력을 쌓았고, 소셜미디어의 보수 성향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플루언서로 부상했다.

이들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제작됐다. 테닛미디어 소속 해설자 중 지난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인터뷰한 우파 성향 팟캐스트 진행자 팀 풀은 “러시아와의 연관성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러시아가 미국의 대선 정국에서 여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도플갱어 프로젝트’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용됐다며 32개 인터넷 도메인을 압수했다. 도플갱어 프로젝트를 움직이는 실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세르게이 키리옌코 크렘린궁 행정실 제1부실장으로 지목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보좌관을 지낸 대러 정보 분석가 개빈 와일드는 WP에 “2016년 대선 당시 우리는 RT나 ‘트롤농장’에서 이뤄진 개입 시도가 크렘린궁의 묵인하에 이뤄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트롤농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2016년 미 대선 당시 투표 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지목된 러시아의 인터넷 여론 공작 집단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터넷 관측소 연구 관리자 출신인 르네 디레스타는 CNN에 “국가 단위의 행위자는 다양한 영역에서 방송과 소셜미디어를 모두 이용한다”며 “현재 러시아는 여러 전략을 병행한다. 이제는 언론인이 아닌 인플루언서가 가장 ‘유용한 바보’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